北에도 ‘짝퉁’ 명품 주의보

“‘까르찌에’나 ‘크리스티안 디오르’를 위조한 가짜 상품을 각성있게 대합시다”

북한의 경제학자나 전문가들을 주대상으로 한 경제 계간지 ‘경제연구’ 최근호(2007년제1호)가 북한에 “가짜상품이 들어와 인민들의 건강을 해치거나 사회경제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필요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의보를 발했다.

미국으로부터 달러화 위조와 돈세탁은 물론 담배와 비아그라 등의 불법 위조를 정부 차원에서 일삼는 것으로 지목받는 북한이 “가짜상품, 위조상품”의 각종 폐해와 대책을 강조한 게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말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政令)으로 ‘자금세척방지법’을 채택한 것이 확인됐다고 지난 2월 국가정보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었다.

미국이 북한의 위폐와 불법 가짜상품을 이유로 북한에 경제제재를 가하고 이 제재 해제를 위해선 북한의 불법행위 중단과 이를 입증할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세척방지법 채택과 ‘경제연구’의 가짜상품 경계 논문 등은 북한 나름의 ‘성의’를 보이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경제연구’는 그러나 가짜.위조 상품의 연원을 “시장경쟁이 격화”되는 데 따라 “자본가들이 치렬한 가격경쟁속에서 더 많은 리윤을 얻기 위해”서라거나 “개인의 리익(이익)과 돈밖에 모르는 자본주의 사회가 빚어낸 사회적 화근”이라고 되풀이 강조함으로써 위조와 북한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경제 전문지는 최영옥 부교수의 “국제시장에서 위조상품의 류통이 사회경제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그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적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특히 고급상품들이 위조되는 곳으로 “중국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지하기업들”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 논문은 북측 표기법에 맞춰 고가의 손목 시계 브랜드인 ‘까르띠에’를 ‘까르찌에’로, ‘크리스챤 디올’은 ‘크리스티안 디오르’로 부르면서 세계 시장에서 가짜 명품의 종류와 유통 실태, 관련 회사와 나라들의 대응책을 자세히 소개했다.

“1994년 판매된 스위스 ‘까르찌에’ 상표가 붙은 시계는 200만개인데 이중 25만개만” 진짜라거나 “‘삐에르 카르젠(피에르 가르뎅)’, ‘샤넬’ 등이 가짜옷 생산을 막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제네랄 모터스’는 가짜 상품 대책 인력을 7명 고용했다”,”‘안호이저 부쉬’ 회사는 낡은 맥주병에 다른 맥주를 채워넣고 재포장해 팔아먹는 것으로 시달림을 받아왔다”는 등이다.

논문은 미국이 북한에서 만들어져 세계에 대량유통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말보로 담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짜상품 제조업자들은 해당 상품의 연구개발과 광고에는 한푼도 지출하지 않는다. 때문에 모방한 ‘말보로’ 한갑을 만드는 데 드는 원가는 몇쎈트 밖에 안되지만 이 담배가 뉴욕 맨하탄에선 7.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는 것.

논문은 ‘류통영역에서의 악화는 량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법칙’이 가짜제품의 유통에도 적용된다며 “위조상품의 생산과 판매는 무엇보다도 본제품 생산회사의 경영활동에 파국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논문은 “가짜 제품이 들어오면 이를 적발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가짜 약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므로 위조 상품이 (북한)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가짜 상품의 북한 유입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논문은 ▲무역 종사자들이 풍부한 상품 지식을 토대로 수입계약을 체결할 것 ▲세관에서 검열단속을 강화할 것 ▲가짜 상품을 각성있게 대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주민들에게 ‘김일성 시계표창’으로 스위스 ‘오메가’ 시계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5년부터는 유명 브랜드인 ‘티솟’ 시계를 수입해 평양에서 팔고 있지만, 일반 주민들이 고가의 브랜드 상품을 소유한 경우는 드물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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