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북한 시장들에서는 제철이 아니면 구매하기가 어려운 품목들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시기성 채소라든가 저장성이 떨어지는 일부 과일의 경우 제철이 지나면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강미진 기자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저는 과일을 특별히 좋아하는데요, 요즘 나오는 자두, 참외, 블루베리, 복분자, 토마토, 수박, 복숭아 등 먹고 싶은 것을 종류별로 사서 먹거든요, 늘 그러지만 한국에서 생활하며 행복한 순간이 오면 어려웠던 북한에서의 지난 시절과 함께 현재 살고 있는 고향사람들의 생각이 절로 나기도 합니다. 먹고 싶은 것은 시기에 관계없이 다 먹을 수 있는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이 때론 미안하기도 한데요. 지난 주말에도 북한 주민과 통화를 하면서 아들애가 때가 지난 딸기를 사달라고 졸라서 한참을 달래다 마지막엔 큰소리를 쳤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번 주 장마당 동향에 대한 취재는 북한 시장에서의 제철 과일과 비철 과일은 어떤 것들인지, 비철 과일을 구매하기 위해 주민들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어졌는데요. 북한 내부 주민들에 따르면 요즘은 시장에서 제철이 아닌 과일을 찾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제철이라고 해도 보기 힘든 과일이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저장성이 떨어지는 것들이라고 합니다.
진행 : 네. 과일 싫어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북한 주민들도 마찬가지겠죠. 북한에서는 해당 과일이나 채소의 수확 시기가 지나면 구매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 네, 유통구조가 잘 형성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북한의 유통 흐름은 느리거나 혹은 원유 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인 제한을 받는 경우도 있어서 제철 과일이나 채소도 해당 생산 지역이 아니면 구경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장성이 떨어지는 과일인 복숭아와 딸기가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 지역들에서 생산되는 복숭아의 대부분은 평양시와 해당 지역의 군부대, 탁아유치원 등에 공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복숭아는 원래도 쉽게 물러지는 경향이 있잖아요. 단단한 상태에서 상자에 넣어도 3일이면 물러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장거리 유통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때문에 제철이라고 해도 복숭아가 시장에 유통되는 기간도 상당히 짧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생산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복숭아의 가격은 비싸다고 합니다.
딸기도 마찬가지인데요, 다행히 딸기는 온실재배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제철인 7월 중에는 구매가 쉽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에 딸기가 흔치 않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에서도 비닐하우스에서 딸기 농사를 하고 있는데요, 곡물면적에 비해 상당히 적은 면적에서 생산되는 있고, 또 보관조건도 나쁘기 때문에 제철이 지나면 딸기는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딸기를 중국에서 들여와서 판매를 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쉽게 상하기 때문에 장사꾼들이 잘 들여오지 않으려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바나나라든가 파인애플 같이 현지생산이 어려운 과일들은 시기에 관계없이 중국을 통해서 수입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남방과일들은 구매가 쉽다고 하더라구요.
진행 : 북한 주민들이 제철 과일이나 채소를 구매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조건들이 있네요. 채소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 가지와 호박, 오이, 파, 시금치 등 대부분 채소들이 제철은 지나면 싱싱한 것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시기에 관계없이 시장에 나오는 것도 있는데 대부분 절임이나 말린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북한의 일반 가정들까지 냉장고를 사용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 들어서의 일이고 이전에는 냉장고가 있는 일부 가정들에서도 전기부족으로 냉장고 이용이 어려웠었습니다. 이런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은 냉장고 없이도 오랫동안 저장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절임이나 말리는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오이나 고추, 가지, 토마토, 배추, 무, 근대, 파, 시금치 등 대부분 채소들은 말리거나 절임을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관을 해도 상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사철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는 없더라도 나름 북한 주민들은 이런 저장방법으로 비철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것인데요. 그렇지만 애호박은 제철이 아니면 보기 힘들다고 북한 주민은 말했습니다. 먹고 싶은 것을 시기에 상관없이 먹는 한국 사람들이 부럽다는 북한 주민의 말에서 마음이 짠해져 오더군요. 최근에는 중국을 통해 토마토, 오이 등 일부 채소들이 들어오긴 하지만 애호박이라든가 근대 파, 시금치 등은 현지 수확철이 지나면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저장성이 좋은 마늘이나 쪽파, 양파 등은 사철 구매가 원활하다고 하더라구요.
진행 : 그렇다면 현재 유통되고 있는 채소나 과일의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 네, 북한 양강도 시장의 경우 오이와 가지가 막물에 판매되고 있는데 1kg 당 1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온실에서 재배한 딸기도 막물에 판매됐었다고 하는데요, 가격은 1kg 8435원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시장에서 딸기가 조금씩 눈에 띄긴 하지만 1kg 당 9000원~1만원을 하는 것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주민들은 비철이라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을 흔히 한다고 합니다. 애호박도 며칠 안 있으면 없어질 거라고 하더라구요. 생산에서부터 유통 그리고 판매에 이르기까지 원활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과 달리 북한의 실정은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 내에서 태양열광판 설치로 전기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주민들이 가정용 냉장고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의 생활수준이 못 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제철 채소나 과일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해결은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북한 시장에서 제철이 지나면 구매하기 어려운 것들은 대부분 북한 내에서 생산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요. 중국산 등 수입된 상품들은 기본적으로 저장성이 좋은 조건들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제철이 지나도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행 : 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770원, 신의주 5740원, 혜산 58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080원, 신의주 2100원, 혜산은 21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30원, 신의주는 8110원, 혜산 8125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10원, 신의주 1200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980원, 신의주는 13000원, 혜산 13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한때 폭등했던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100원, 신의주 15060원, 혜산 145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11000원, 신의주 10900원, 혜산 1104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