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군시대 여성 섹슈얼러티는 ‘이악함’

“북한의 선군시대에 핵심적으로 강조된 여성 섹슈얼러티(성적 정체성)는 ’이악함’과 ’돌봄의 윤리의 사회적 확장’이다.”

12일 박영자 숙명여대 연구교수는 ’선군시대 북한여성의 섹슈얼러티(Sexuality) 연구’라는 논문에서 김일성 주석의 사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치한 1995년부터 현재까지의 ’선군시대’에서 북한 여성들의 섹슈얼러티를 이같이 규정했다.

북한여성들의 ’이악함’은 주민생존을 국가권력과 남성들이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동체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물질 및 실리에 대한 민감함과 경쟁적인 시장성(市場性)을 체화한 ’생존 전쟁의 전사’로 살아가며 강화된 여성상이라고 박 교수는 말했다.

’이악하다’는 ’달라붙는 기세가 굳세고 끈덕지다’ ’이익을 위하여 지나치게 아득바득하는 태도가 있다’라는 뜻의 순수 우리말이다.

박 교수는 “많은 북한연구자들이 탈북여성을 만나면서 느끼는 아이러니는 북한 여성들이 가부장적 의식이 있음에도 억척스러움을 넘어선 특유의 승부욕과 이익에 대한 민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기 보다는 국가정책적으로 여성에게 생계를 책임지도록 하는 ’젠더 정책(국가의 성역할 규범화)’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곧, 선군정치로 남성은 체제를 지키는 군대와 군수산업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북한여성은 국가권력에 의해 이악할 것을 요구받았으며, 북한여성들은 생존과정에서 스스로 이악함을 내면화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아울러 “공급과 자원부족 상황에서 일차적 자원분배를 군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선군시대에 국가의 국민부양 의무를 여성에게 전가시키면서 북한여성들은 ’돌봄의 윤리를 사회적으로 확장시킬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방 이후 현재까지 북한권력이 여성에게 요구한 성적 정체성은 보은과 섬김, 헌신, 근면.알뜰이라는 여성 도덕률에 집중돼 왔다”면서 “수령제와 세습체제가 제도화 하는 과정에서 북한체제의 가부장성은 권력의 위계성을 극도로 강화했으며 양성간 성별 위계를 더욱 구조화 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북한의 남성상에 대해서는 “체제유지를 위한 핵심규범과 동일한 맥락에서 구성됐다”며 “내용은 불변성, 무조건적 충성심, 동지애, 인내심, 용맹함, 비타협성, 단호함, 무자비함, 적에 대한 증오 등 군인정신을 정교화한 ’총대정신’을 그 특성으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연구원이 최근 간행한 ’통일정책연구’(제15권2호)에 실린 이 논문은 1995년부터 2006년 현재까지 발간된 ’노동신문’과 ’조선여성(여성잡지)’, ’김정일 선집’ 등 북한 간행물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작성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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