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회 비도덕적 가족주의화”

북한 사회가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 이후 생존과 자기보존을 위한 ’비도덕적 가족주의(amoral familism)’로 질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홍 민 박사(동국대 강사)는 통일연구원의 ’통일정책연구’(제15권2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북한의 계획경제가 더 이상 물질적 재분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함에 따라 사회 전반에 시장교환이 생존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를 비도덕적 가족주의화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홍 박사는 “비도덕적 가족주의화는 가족주의 담론과 질서가 국가 이익보다는 자신과 자신이 속한 단위의 이익을 우선하는 질서로 변화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홍 박사는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상층 권력집단은 인민경제보다는 정권 보존 차원에서 ’수령경제’(통치자금 관리)의 자본 확보에만 비도덕적으로 몰두하는 한편, 중하층 관료들은 자신과 자기 단위의 생존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민들은 집단적 정체성보다는 가족 생계에 몰두한다”면서 상층 권력집단, 중하층 관료집단, 일반 주민의 비도덕적 가족주의가 생존이라는 목적 하에 서로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0년대 총제적인 경제적 난관으로 체제의 도덕적 지배를 정당화하던 계획-재분배 체계가 붕괴됐다”며 “이는 개인과 자기 단위의 생존을 위해서는 국가의 이익을 무시하거나 위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령경제는 관료에 정치자본을 제공하고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충성과 지지, 통치자금을 확보해왔다”면서 “이렇게 형성된 자금은 인민경제로 투여되기보다 정권안정 차원에서 수령과 상층관료에만 독점적된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나아가 “대부분의 주민이 시장교환에 생계를 의존하고 (중하층) 관료 역시 지위와 특권을 활용, 시장을 자신과 자기 단위의 보존과 유지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며 “관료들이 주민경제에 약탈적으로 기생하는 것은 북한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관료적 삶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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