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회과학원, 30년 작업 한자말대사전 완성

북한 사회과학원 민족고전연구소가 29년간의 작업 끝에 전 10권으로 된 한자말대사전을 편찬했다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18일 전했다.

사전에는 북한 주민의 언어생활과 민족 고전에서 많이 쓰였거나 쓰이고 있는 한자와 한자어들이 수록됐으며, 수백 종의 북한 내외 고전문헌과 각종 사전, 자전에서 뽑아낸 한자의 올림자는 2만4천263자, 한자 어휘의 올림말은 28만4천300개에 이른다.

이에 대해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는 “북한은 나름대로 고전 분야에 대해 상당한 정도의 연구를 진행해 왔다”며 “한자말대사전 편찬은 고문헌 연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1963년에 약 1만7천745자의 올림자를 수록한 한자 자전인 ‘새옥편’을 출간했고, 1980년대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남한보다 먼저 완역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사전은 그같은 연구 성과가 더 풍부한 형태로 발전한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사전 편찬자들은 “올림자와 올림말의 선정과 해석에서 주체성과 역사주의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고 과학성과 통속성을 보장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능한 한 어원을 밝혀주고 적합한 용례를” 덧붙였다.

북한의 민족고전연구소는 “민족의 고전들을 번역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주기 위한 목적”으로 1980년 사전 편찬에 착수한 지 근 30년만에 성과를 거뒀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왕조실록, 팔만대장경,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수백 종의 민족 고전에서 올림자와 올림말의 용례를 선정해 150여만매의 카드를 작성하는 데만도 8년이 걸렸다.

신문은 이 사전이 “조선식 한자어휘 뿐 아니라 사용빈도 수가 높은 고한문어휘와 자연과 사회의 여러 분야의 전문용어, 고유명사, 종교어휘, 인명, 지명, 책명 등 광범위한 어휘들을 수록”했으며 “국내의 민족고전과 다른 나라 한문고전들을 판독할 수 있는 귀중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분량의 방대성과 내용의 풍부성에 있어서 한자말대사전과 같은 사전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편찬자들은 자부하고 있다”며 사전 출판을 위해 연구소와 사회과학정보센터, 평양정보센터의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방대한 양의 컴퓨터 한자폰트를 작성하고 한자입력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남한에선 단국대 동양학연구소가 이두와 우리 한자어를 담은 ‘한국한자어사전’을 발간한 데 이어 지난해는 착수 30년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한자사전인 ‘한한(漢韓)대사전’을 출간했으며, 고전번역원은 아직 책을 내지는 않았지만 방대한 규모의 한자어휘 색인을 축적하고 있다고 심 교수는 설명했다.

심 교수는 “북한의 조선왕조실록 번역물을 보면 북한은 우리보다 한자말을 더 쉬운 구어로 가공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남북한 중 어느 한쪽이 학문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앞으로 양측의 연구 성과를 비교, 연구하는 작업이 충실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