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공동사설, 핵문제 언급없어

북한이 1일 공동사설에서 핵문제를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공동사설은 미국의 핵 선제공격 전략에 대한 언급을 일부 담겨 있기는 하지만 핵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북한은 2004년 공동사설에서 “조.미 사이의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원칙적 입장은 일관하다”고 강조하는 등 해마다 신년 공동사설에서 핵문제를 비중있게 다뤄 온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 핵문제에 관한 언급이 빠진 것은 이례적이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작년 6월17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면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천명한 사실을 돌이켜봐도 핵문제가 언급되지 않은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미국이 인권 및 위폐문제를 내세워 북한을 범죄정권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이 정권교체까지 거론하고 있는 시점에서 자위적 차원에서라도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핵문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향후 태도를 보고 비핵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핵억제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공동사설에서 미국을 겨냥한 직접 메시지가 사라진 것도 흥미롭다.

이번 공동사설에 나타난 대미 언급은 “미국의 지배주의적 책동은 날이 갈수록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 우리 겨레에게 핵참화를 씌우는 것도 서슴지 않으려는 것이 미제의 본심”이라는 정도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발표한 공동사설은 미국을 향해 “우리 공화국을 군사적으로 압살하려는 시도를 버려야 하며 대조선(대북) 적대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가 핵문제의 선결 조건임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이 같은 자세는 앞으로 상당 기간 북.미 관계의 경색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당분간 미국의 동향을 지켜본 뒤에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속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고유한 교수는 이와 관련, “인권 및 위폐 문제 등으로 북.미 관계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1년의 계획표인 공동사설에서 대미 관련 언급을 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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