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공동사설 전문가 평가

북한이 1일 신문 공동사설 형식으로 발표한 신년사에 대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남북관계의 진전과 북한의 실리추구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각종 산업부문의 개건.현대화와 주공전선(主攻戰線)으로 설정한 농업분야에서 남북 간의 경제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일관된 관측이다.

반면 공동사설이 대미관계나 핵문제에 대한 언급을 담지 못한데 대해 6자회담 재개나 미국의 대북협상의지가 불투명한 가운데 명확한 정세판단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북한의 올해 공동사설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

▲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번 공동사설은 전체적으로 정세가 불투명한 가운데 군사주의와 실용주의 강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올해 정세와 관련해 단정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관계나 6자회담 등에 대해 분명한 예측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내적인 내부단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제목이나 본문에서 신심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단결을 언급하는 것은 7.1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북한 주민들의 사상 이완과 최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인권공세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체제를 버텨낼 수 있는 또 다른 원동력으로 남북관계를 생각하는 것 같다. 올해는 남북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경제부문에서 개건현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관리방식에서도 내각에 집중시키기로 한 것은 당이나 군의 간섭을 줄이고 내각의 자율성을 강화해 실리를 추구하려는 경향으로 볼 수 있다.

정치 분야에서 당의 기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북한이 선군정치을 하는 과정에서 군사우위적 모습이 많이 드러났는데 선군혁명 영도를 강조하면서도 당의 영도적 역할을 강조한 것은 당의 기능을 정상화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 김영수 서강대 교수= 올해 공동사설 내용은 예년에 비해 구체적이고 공세적이다. 제목에서 잘 드러나고 있듯이 지난 60년을 결속하고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인식을 갖고 전 분야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구체적으로 보면 거족적인 주한미군 철수투쟁이라는 말은 6.15 공동선언 이후 처음 나왔다. 공동사설 중간에서 반미 교양을 강조하고 계급의식 고양을 언급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핵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하는 데 북핵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맞지만 ‘미국이 우리 겨레에게 참화를 들씌우려고 하고 있다’는 표현은 미국의 책임론을 강조하고 남과 북이 합쳐 핵문제를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주 고민해서 풀어낸 말인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을 ‘우리 민족의 통일을 가로막는 기본장애물’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도 남북공조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 내년 김주석 95돌 생일을 강조하면서 2007년을 대대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게 아주 독특하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북한경제연구센터 소장 = 지난해 내부의 사회적 단결과 농업분야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도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선군(先軍)정치를 두 축으로 경제건설에 주력할 것이다.

농업증산 성과를 바탕으로 한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 남한에 농업 관련 비료와 기술, 생활필수품 생산을 위한 원료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또 석탄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하자원 개발을 위한 기술 및 설비 현대화에 노력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관리체제 내에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어 근본적인 체제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북한 당국은 기존의 개혁 기조를 유지하면서 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각종 규율을 만들어 나갈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직접적인 관계개선보다 남한과 교류.협력에 일차적인 관심을 둘 것이다. 특히 ’민족공조’를 내세워 남한의 민간단체와 경제 및 사회문화 교류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이 민족공조를 저해하는 기본적인 장애임을 부각시키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경제성장 전략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북한은 농업분야에서 5% 증산을 이뤘다. 이는 외부로부터 지원과 내부의 동원이 결합된 것으로 연말 식량배급 강화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농업증산을 위한 내부 동원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또 지속가능한 경제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지원에 부담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남북 간 협력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올해 남한에 비료와 농기계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사료공장과 농기계 수리.조립공장, 벼 육묘공장 건설을 위한 협력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이에 더해 농업 과학화에 주목하면서 농업기술 교류와 관련 정보 교환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북한은 최근 내각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당 보다는 내각 중심으로 경제가 운용된다면 민간에 비해 당국 간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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