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장, 코로나에 도산하기도”…北 노동자 임금체불 현실화

中 공장·기업 파견된 北 노동자들 수입 없어 생활 어려워…"노동자들 귀국도 당분간 금지돼"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시 카이산툰(開山屯)의 한 공장지대(2019년 6월 초 촬영). /사진=데일리NK 소식통

북중 접경지역의 중국 측 공장과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조선(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훈춘(琿春), 투먼(圖們), 카이산툰(開山屯) 등지의 공장과 기업들이 코로나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심지어 도산하는 곳도 있다”며 “이 때문에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조선 노동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훈춘개발구의 한 임가공 공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현재 무임금 상태로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중국인 사장이 지난해부터 회사가 힘들다며 버텨달라고 사정하면서 일만 시키고 급여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훈춘개발구의 다른 공장들도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아 일부가 파산하는 등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들 공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현지의 한 북한 노동자 관리성원은 “150~200여 명의 아이들이 일했던 공장이 이번에 망했다”며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변호사를 세워 보려 했지만, 받아 내기 힘들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대방(무역업자)에 다른 일자리를 찾아달라고 했는데 ‘이 많은 아이들을 어디에 보낼 수 있겠냐’면서 거절했다”면서 “하루에 한 명당 먹는 비용이 최소 10원(위안)은 들어가야 하는데 돈을 못 받고 있으니 그동안 모아뒀던 아이들 돈을 써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중국 지린성 훈춘시 개발구. /사진=구글 지도 캡처

파견 공장의 임금 체불로 수입이 없는 북한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한 끼를 겨우 때우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음대로 북한에 돌아갈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중국에 있는 북한 주민들의 귀국을 당분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공장·기업들의 경영 사정 악화로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 수입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에 바칠 충성자금 부족에 대한 북한 무역일꾼과 관리성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북한 무역일꾼은 “우리나라(북한) 사람들이 일을 못 해 돈이 많이 줄어들었다. 돈이 없는데 (충성자금을) 어떻게 바치겠나? 위에서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면서 “지금 (북한 노동자들이) 공장 기숙사에서 집단으로 있는데 조를 나눠서 어디든 보내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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