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검증의정서 초안에 ‘시료채취’ 명시안돼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9일 참가국들에 ’검증의정서’ 초안을 제시했다.

제6차 6자회담 3차 수석대표회의 이틀째인 이날 오전 전체회의 시작과 함께 제시된 검증의정서 초안은 검증의 주체, 대상, 방법, 시기 등에 대한 원칙을 담고 있으며 ’시료채취’는 명시되지 않고 내용적으로 시료채취를 의미하는 다른 표현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은 미국과 북한이 지난 10월 평양에서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하면서 각국의 의견을 수렴한 내용이라고 회담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은 이날 오전 9시50분(현지시간)께 초안을 제시한 뒤 각국별로 의견수렴을 거쳐 이날 오후 중 전체회의를 속개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소식통들은 중국이 각국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향후 장시간이 소요될 검증활동의 원칙을 담은 검증의정서와 시료채취 및 미신고 시설 검증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비공개 양해각서나 부속합의서를 별도로 만드는 ’절충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제시한 초안의 내용은 북미간 평양합의와 러시아측이 마련한 검증원칙 등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1차 초안인 만큼 각국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수정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시료채취 부분은 명시적으로 담는 대신 내용적으로 이를 담보하는 표현이 동원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의정서 초안에는 검증방법과 관련, ’과학적 절차를 포함한 국제적 검증기준’을 적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탈퇴했다는 특수성을 감안한 내용도 검증방법의 표현 전후에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문서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시료채취’를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중국의 초안 내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회담 소식통은 “중국의 초안 내용에 대해 어떤 나라가 동의할 지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과 나머지 나라, 그리고 한.미.일 3국간에도 미묘한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으로서는 검증의정서가 갖는 모호성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시료채취라든가, 핵 검식(forensic) 등이 내용적으로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형식에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이 연상되는 ’국제적 검증기준’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한국과 일본 등이 주장하는 ’검증의정서와 에너지 지원 연계’ 방침에 대해 ‘비핵화 1.2단계를 규정한 2.13합의 어디에도 검증문제가 적시되지 않았다’며 대북 에너지 지원문제를 검증문제와 연계하는데 대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6자는 전날 비핵화 2단계(불능화 및 대북 중유지원)를 내년 3월까지 완료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일본이 납치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동참하지 않고 있는 대북 중유지원 20만t을 국제모금 방식으로 대체한다는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회담은 10일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회담 상황에 따라 1∼2일 연장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을 포함해 다른 참가국들이 검증의정서 내용에 끝까지 반대할 경우 ’낮은 수준의 공동문서’만을 채택하고 회담이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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