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美 양자대화에 촉각

미국이 북한과 양자대화에 나설 용의를 표명하면서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대응 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가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양자 대화 방침을 천명한데 대해 중국은 15일 오전 현재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북-미 양자대화가 6자회담 틀안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기존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 이 회담을 성사시키고 고비때 마다 대북문제 해결사 능력을 보인 중국의 이런 방침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 정책 특별대표 일행이 최근 북-미 양자회담 발표에 앞서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협의를 거쳐 동의를 구했을때 중국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일단 겉으론 찬성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학자들의 견해도 마찬가지다.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왕판(王帆) 소장은 14일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양자대화 수용 발표를 유연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북-미 현안은 6자회담 틀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북한문제전문가인 양시위(楊希雨)는 중국은 항상 북-미 양자대화를 지지해왔다고 말하고 북-미 양자대화가 진전되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란 일각의 전망을 일축했다.

중국현대국제문제연구소내 미국연구소 위안펑(袁鵬) 소장은 북-미 관계 정상화가 한반도핵 문제 해결에 결정적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북-미 대화의 진전내용은 나머지 4개 당사국에 즉각 통보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이 이같이 6자회담 지속에 역점을 두는 것은 북-미 양자회담이 진전되면 6자회담 필요성이 없어지고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축소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장융(劉江永) 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8월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방북했을 당시 “6자회담은 북.미 직접협상의 창구 역할을 해왔는데 북-미대화가 추진되면 6자회담의 의미가 퇴색돼 조속한 재개 가능성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괴<王+鬼>)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지난달 24일 환구시보(環球時報)에 기고한 글에서 “북미관계와 6자회담은 한쪽이 잘되면 한쪽이 못 되는 관계”라면서 “만약 북한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게 되면 6자회담은 재개될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그동안 불투명했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을 확정하고 이에 앞서 다이빙궈 (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평양에 파견하려는 계획에는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 내고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뒷짐만 지고 있을 수없다는 외교전략이 담겨있다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이 분석했다.

북-미 양자대화의 개최일자와 장소, 그리고 의제등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이자 중국은 이에 앞서 중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는 ‘증거’를 대내외에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