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中경협 강화 주문

류홍차이(劉洪才) 주북한 중국대사가 한국의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당일인 지난 20일 북한 주재 중국기업들을 불러 북중간 경제 협력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류 대사의 이런 행보는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규정한 우리 당국의 조사 결과 발표에도 중국이 거듭 냉정과 절제를 강조하며 모호한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다.


27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류 대사는 지난 20일 평양에서 북한에 주재하는 14개 중국 투자기구 대표들을 불러 좌담회를 열고 대북 무역 및 투자 증진과 양국간 경협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날은 공교롭게도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해온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이 북한의 중어뢰에 의해 수중 폭발로 침몰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국제공조를 통한 통한 강력한 대북 제재 의지를 밝힌 날이다. 우리 정부는 이보다 하루 전인 지난 19일 주한 중국, 일본, 러시아 대사를 외교통상부 청사로 불러 천안함 조사 결과를 사전 브리핑했다.


류 대사는 이날 좌담회에서 “경제무역은 중조(中朝) 우호합작의 중요한 요소이자 양국 인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북한 주재 중국투자기구들이 오랫동안 중조 경제무역 실무합작에 큰 공헌을 해왔다”고 격려했다.


그는 이어 “주북 중국대사관은 앞으로 북한 주재 중국기업들의 더 좋은 경영 환경 조성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새로운 형세 아래서 북한 내 중국투자기구들이 쌍방의 이익을 위해 중조간 경제무역 교류를 부단히 촉진하는 한편 중조간 전통 우호 증진의 주춧돌이 돼 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선양(瀋陽) 비행기공업 단둥수출입공사 평양대표부와 지린(吉林)성 평양무역대표처 등 북한에 주재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주북 중국대사관은 이날 좌담회 개최 사실을 하루 뒤인 지난 21일 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려 공개하기도 했다.


우리 당국도 이날 좌담회 개최 사실을 확인, 류 대사 발언 내용의 진의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묘한 시점에서 북중 경협 강화를 주문하고 나선 류 대사 발언과 관련, 한 대북 소식통은 “공교롭게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일과 겹쳤지만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며 “이달 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당시 합의된 북중간 경협 방안을 구체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또다른 한 대북 전문가는 “중국 관료들을 만나보면 ‘북한의 소행이라는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한국 당국의 조사 결과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천안함 사태가 북중간 전통적인 우호관계나 경협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의 대북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