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소식] “중국행 통행증 발급에 100만원 든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가는 화물차 ⓒ데일리NK

청진에서 원단 장사를 하는 박성진(가명. 40세) 씨는 최근 중국 도매상과의 거래를 트기 위해 친척 방문을 명목으로 지린성(吉林省) 투먼(圖門)시를 방문했다. 기왕 온 김에 다른 장사꺼리도 찾아볼 요량이었다.

제대로 장사 한번 해보려고 큰 맘 먹고 중국까지 온 박 씨는 그러나 오히려 본전도 못찾게 됐다. 중국에 나오기 위해서 먼저 국경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너무 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몇 가지 거래를 트기 위해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정해진 목적지만 1회에 한해 방문할 수 있는 통행증 발급에는 북한 돈으로 100만원(원화 약33만원) 가까이 들었다. 게다가 2006년 2월에 신청한 통행증이 2007년 8월에서야 나와 1년 이상이나 기다려야 했다. 6개월 이내에 발급받으려면 인민폐(중국 화폐 단위)로 4천원(북한 돈으로 165만원) 가까이나 내야 한다.

또 통행증을 발급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인민위원회와 보위부 등에서 요구하는 물건이 많아서 중국에 와서 그 물건을 장만하기 위해 추가로 많은 돈이 들었다.

박 씨는 그나마 통행증을 처음 발급받았기 때문에 절차가 다소 간단했지만 두 번째 받는 사람은 첫 번째 방문시 무엇을 했는지 조사를 벌이기 때문에 나오는 과정이 더 복잡하다.

여권을 발급받으면 목적지 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장기간 방문할 수 있지만 45세 이상이 되어야 발급이 유리하다고 한다. 그러나 여권은 발급 조건 뿐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다. 체류기관이 3개월인 여권의 국정가격은 40달러 정도이지만 이러 저리 뇌물을 써야하는 것을 합하면 못해도 500달러 이상은 들여야 한다.

박 씨는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어야 북한에 가서 본전이라도 찾는다며 친척과 거래처를 찾아 다니고 있다.

◆회령 시내에 도둑 부쩍 늘어=회령에 사는 안명숙(45세) 씨는 요즘 빨래를 밖에다 내다놓지 않는다. 15살 난 딸에게도 외출 할 때는 문단속을 철저히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최근 들어 동네에 도둑이 극성이기 때문이다.

김정숙 생일 90돌을 기념해 작년부터 아파트 건설 및 도로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데 외지에서 온 건설대 중 일부가 민가에 침입해 도둑질을 일삼는다고 한다.

김정숙 동상 뒤 도로를 수리하고 회령에서 청진으로 가는 도로도 지난 6월부터 대대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큰 공사가 많다보니 나진, 청진, 길주, 함흥 등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런데 이들이 본격적으로 회령에 오기 시작한 6월부터 물건이나 가축들을 잃어버린 집이 많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들로 인해 쌀 가격도 약간 오르고 도둑도 늘어나서 회령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도둑질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도둑은 범죄라고도 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모두 노동단련대에 보낸다. 물건을 도둑질해서 다른 사람한테 판 경우에는 물건까지 모두 몰수된다.

그러나 생활용품이나 옷가지 등은 되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각 가정마다 스스로 조심하자는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