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타결] 북한 반응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해 북한은 기존 반대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비난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개선 등을 고려해 일정한 선을 넘지 않는 반응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한미 FTA협상에 대해 줄곧 ’오만과 굴종으로 얼룩진 협상’이라고 비난하며 남한의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대운동을 부추겨 왔으나 한미간 최종 타결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입수된 노동신문 최근호(3.9)는 지난해 6월 이후 한미 FTA 협상 상황을 거론하며 미국은 이달 내로 협상을 완전히 타결한 후 6월에 한미 FTA를 정식 체결한다는 목표 아래 “남조선 당국과 협상을 강다짐(억지로 또는 강압적으로 함)으로 내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한미 FTA 협상은 “불평등하고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날강도적이고 파렴치 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하고 “남조선 인민들은 매국적인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반대하는 투쟁을 더욱 힘있게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평양방송을 통해서도 “극도의 굴종과 오만으로 얼룩진 남조선-미국 자유무역협정 체결 책동이 더욱 본격화 되고 있다”며 “남조선 경제 전문가들은 협정 체결로 농민들이 실업자로 굴러 떨어지고, 경제 전반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같이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FTA를 ’미국의 다국적 기업체 등이 자유롭게 활동함으로써 미국이 지배하는 미국 중심 경제질서의 이익을 얻기 위해 개방과 자유화를 다그치고 있는 것’으로 성격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워 민족공조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FTA 체결이 한미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과 남한내 반(反)FTA 정서를 활용한 반미의식 고취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미간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FTA에 대해서도 ’한미간 야합’이나 ’나라를 팔아먹는 행위’ 등으로 날 선 비난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경제 회생에 주력하며 개성공단 활성화에도 관심을 쏟고 있고 2.13합의 이후 대미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미국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등을 자제하는 절제된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표시문제가 이번 협상에서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대미관계 개선 과 함께 풀어갈 수 밖에 없다는 현실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수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다소 느슨해 보이던 한미관계가 한미FTA 체결로 다시 강화돼 자신들이 더욱 소외될 수 있는 점을 가장 크게 우려할 것”이라며 “체결과정에서 갈라진 여론의 틈을 파고 들며 남한 사회를 분열시키기 위한 비난성명 등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위원은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개선 문제나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문제 등을 염두에 두면서 북한이 한미FTA 체결에 대한 비난수위를 조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