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中 역할에 관심 집중

북한과 미국이 검증의정서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이번에도 6자회담의 독특한 게임의 룰을 적용해 회담의 돌파구를 열어갈지 주목된다.

의장국인 중국은 그동안 협상력을 발휘해 어느 누구도 대놓고 판을 깨지 못하게 만든 절묘한 ‘게임의 룰’을 적용, 파국 직전의 위기 상황에서 수차례 6자회담의 돌파구를 열어온 바 있다.

한반도 비핵화의 설계도로 평가되는 2005년 9.19 공동성명도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로 불리는 절묘한 게임의 룰의 산물이다.

당시 중국은 6개 항으로 된 문서를 각국 대표들에 회람시키면서 “더 이상 토론은 없다”며 찬성이냐 반대냐는 의견표시만 하도록 ‘게임의 룰’을 정하고 시한도 “내일까지”로 못박았다는 후문이다.

큰 의견차를 보였던 북한과 미국은 모두 미흡한 점이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판을 깨는 당사자로 몰리지 않으려는 압박감 속에 모두 찬성카드를 던져 9.19 공동성명이란 결과물이 도출된 것이다.

중국은 이번 6자회담에서도 이 같은 게임의 룰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견해차가 큰 부분은 검증의정서의 형식과 시료채취 부분의 포함 여부다.

중국은 8일 오후 개막하는 6자회담에서 각국의 입장을 우선 수렴한 뒤 이르면 오후 또는 둘째날인 9일 오전 검증의정서 초안을 마련, 각국에 회람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8일 “검증의정서 초안을 회람하는 것은 중국의 책임”이라면서 “중국 측에 초안 회람과 관련된 계획을 물어볼 것”이라고 말해 중국이 회담 개막 직후 검증의정서 초안을 돌려 각국의 의견을 취합할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 중국은 7일부터 남북한과 미국, 러시아 등 각국 대표들과 숨가쁘게 양자회동을 벌여 각국의 견해를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특히 검증의정서의 형식에 대해 각측의 의견을 수렴한 뒤 원칙적인 내용을 담은 검증의정서와 시료채취 부분을 담은 비공개 양해각서나 부속합의서 방식의 별도 합의문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런 복안에 따라 1차 초안에 대한 각국의 주장과 건의사항을 반영, 수정 초안을 만든 뒤 시한을 못박은 채 6자에 모두 수용 여부만을 묻는 게임의 룰을 적용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대북 에너지 지원 시한을 앞당겨 북한의 손을 들어주는 한편으로 시료채취가 포함된 검증방식을 문서화함으로써 미국의 입장도 배려하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의장국으로서 수년간의 노하우를 가진 중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으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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