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정치권 “국회 비준동의 받아야”

정치권은 5일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물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대해 한목소리로 국회 비준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측에서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합의서 체결 비준’에 관한 법적인 절차를 추진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채, 이 선언에 합의서로서의 위치를 부여해 국회 동의 절차를 밟을지는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 먼저 비준동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

헌법 60조는 `국회는 상호 원조,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국가나 국김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등의 체결 비준에 대한 논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만큼 국회의 비준동의는 권리이자 의무인 셈.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선언 자체에 대한 일괄 비준동의를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에서는 경협 문제를 비롯해 내용별로 사안에 따라 국회에서 꼼꼼히 따져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국회논의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성 원내공보부대표는 “이번에는 상징적 합의가 아니라, 한미FTA(자유무역협정)보다 큰 폭의 합의를 이뤄냈기 때문에, 비준동의를 통해 국회의 뒷받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부분부분으로 비준하면 합의 자체가 휴지조각이 된다”며 일괄 동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포지티브한 합의이고, 대립적.징벌적 조항이 없기 때문에 국회에서 일괄 비준하는 것이 맞다”면서 “집행 과정에서 국회의 조절기능을 발동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헌법 문제라든가 재정 등 측면에서 국민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을 나눠 국회 차원에서 비준동의를 해야한다”며 “합의문 전체에 대해 일괄 비준절차를 밟는 것은 문제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 핵심 당직자 역시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거나 법개정 사항 등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꼼꼼한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 선언 자체에 대해 국제적 조약에 준하는 비준동의를 하기는 힘들고, NLL(북방한계선) 문제를 비롯해 국가보안법 개정, 경협 등 개별 사안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일괄 동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핵문제에 대해 명시적 표현이 부족한 점 등은 아쉽지만 비준동의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일괄적 동의 문제는 검토해봐야겠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노당 김성희 원내부대변인은 “정부가 일괄적으로 국회에 동의를 구하는 것은 국회 차원에서 법적으로 뒷받침해 실행 근거를 마련해주는 것으로 긍정적”이라며 “합의문을 실행하다 보면 국가보안법과 모순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번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문제도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른바 `10.4선언’에 대해 비준동의 절차를 밟을 경우 국무회의를 거쳐 비준안이 국회로 넘어오며, 해당 상임위인 통일외교통상위 논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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