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북한 ADB가입 성사될까

남북 정상의 10.4 선언과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실행에 옮겨지면 그동안 북한의 숙원이었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에도 우호적인 여건이 성숙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6자 회담의 결과로 북한을 `테러 지원국’ 리스트에서 삭제할 경우 북한의 ADB 가입을 한사코 반대해온 미국의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와 맞물려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면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ADB 가입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발표된 10.4 선언문의 말미에는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표현을 담고 있다.

다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표현이지만 그동안 북한의 ADB 가입에 대해 기회있을 때마다 지지입장을 표시해왔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며 앞으로 이러한 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북한은 1993년 3월 ADB 가입 의사를 처음 표시했고 97년 4월 가입희망 서한을 ADB사무국에 접수했으며 당시 한국 정부는 경제부총리가 가입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북한은 2000년 8월 재차 ADB가입 의사를 밝혔으나 같은 해 9월 ADB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미국과 일본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무산됐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에 대해 옵서버 자격으로 ADB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ADB 가입 의지를 계속 유지하는 이유는 일단 ADB 회원국이 되면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ADB는 이사회의 승인을 통해 회원국에 자금을 지원할 때 기본적으로는 일정한 금리를 물리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저개발 최빈국에 대해서는 양허성 자금을 지원한다.

양허성 자금은 무이자로 지원되며 상환 기간도 10년 이상의 최장기가 적용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회원국 입장에서는 상당한 혜택이다.

그러나 ADB의 최대 지분을 가진 미국은 북한이 테러지원국이라는 이유로 ADB 가입을 불허했으며 일본도 납북자 문제 등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의 IMF 가입이 불허되는 것도 비슷한 사정 때문이다.

그러나 6자 회담의 타결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삭제하면 북한의 ADB 가입 문제도 새로운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엿보이며 이번 10.4 선언에 따라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의 입장에서는 ADB와 IMF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국제기준에 맞는 경제통계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IMF 가입을 위해서는 조사단의 현지 조사를 수용해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현재 북한의 경제규모와 통계시스템,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단시일 내에 북한의 국제 금융기구 가입이 성사될 것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일단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의 삭제와 남북경협 활성화가 가시화되면 중장기적으로 그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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