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러시아의 반응과 평가

남북 정상들이 4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채택한데 대해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한 축인 러시아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아직 러시아 정부 당국의 공식 논평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에도 남북한이 합의함에 따라 그 추진 과정에서 러시아에 상당한 이익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정상회담 개최 발표 당시 “이번 회담은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있었던 대화와 협력에 대한 논의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들은 북핵 6자회담 합의문 채택에 이은 이날 남북한 평화선언은 한반도 긴장완화는 물론 러시아가 중심에 서 있는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큰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남북 분단 과정에 개입한 러시아로서는 남북한이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을 구축해 나가자는 내용의 `종전선언’까지 한데 대해 기대밖의 성과라는 반응이다.

6자회담 당사국들 중 남북 당국에 가장 자유스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러시아는 그동안 살얼음을 걷는 듯한 남북 관계를 우려하면서 통일문제 대해서는 미국, 일본 등 주변 국가와 달리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해 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남북한 평화통일 정착에 대한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 알렉산드르 제빈 소장은 “이번 회담은 냉전시대의 유물로 남아있는 `긴장의 근원지’ 퇴치에 기여했고 러시아의 안전을 건실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평화선언에 포함된 남북한 경제협력 분야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극동 프로젝트와 함께 남북한 3각(角) 경제협력을 추진 중인 러시아 정부로서는 너무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러시아는 남북한 전력공급, 한반도종단철도(TKR)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연결, 한반도 종단 석유 가스파이프 라인 사업 등과 관련 전문가 및 실무 그룹간 구체적인 계획을 이행 중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언론들도 “남북 철도연결은 시베리아 철도와의 연결을 가능케 함으로써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회담의 큰 성과로 꼽고 있다.

러시아는 이런 3각 협력이 중.장기적으로 극동지역 발전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안보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회담이 남북통일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 이후 전개될 한반도 정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진(東進)을 서두르고 있는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가 향후 아시아에서의 러시아 입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북한과 한국 등 주변국과의 정치.경제적 외교관계를 더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영재 주러 북한대사가 3일 6자회담 러시아측 수석 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관심을 끌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상호 이익에 관한 문제라고 할 뿐 언제 만날 것이고, 어떤 대화를 주고 받을 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측 입장을 러시아측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들은 예상하고 있다.

로슈코프 차관은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내 긴장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국이 좀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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