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北 정치범수용소 다룬 첫 학위논문 나왔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본격적으로 다룬 학위논문이 나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경섭씨(고려대 대학원 북한학과)가 최근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 관련 전문가의 심사를 완료한 <북한인권 침해의 구조적 실태에 대한 연구-정치범수용소를 중심으로>는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주제로 한 국내 첫 학위논문이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로 1988년 ‘아시아감시위원회’와 미네소타 변호사 국제인권위원회에서 제출한 ‘북한의 인권’이라는 보고서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관련한 연구논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논문을 통해 오씨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중심으로 북한 인권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을 분석하고 그 해결방안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며 논문 작성의 배경을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는 욕설과 구타, 구금과 고문, 비인간적 대우 등 폭력이 제도화되어 있고, 공개처형과 비밀처형의 반인륜적 범죄가 아무런 법적 규제없이 비밀리에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정치범의 경우 임신을 하게 되면 강제낙태와 영아살해를 당하고 임산부는 대부분 처형당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정치범수용소가 ▲김일성, 김부자의 체제유지를 위한 활용되었고 ▲최소한의 인권존중과 인권의식의 부재하며 ▲현재까지 통제체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다는 점에서 소련의 강제노동수용소(Gulag)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논문은 또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은 영양실조, 펠라그라(영양 부족으로 인한 일종의 피부병), 동상, 정신병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러한 상태에서 북한당국은 하루 12~15시간의 강제노역을 시키고 있어 생명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논문은 이러한 인권침해 현상이 사상적 요인과 제도적 요인, 정권 요인에 의해 전개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정일 정권을 중심으로 하는 정권 요인에는 선군정치, 공포정치와 함께 경제정책의 실패와 해결능력의 부재, 식량난, 탈북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논문은 끝으로 “국내에서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정책방향 및 해결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북한인권 문제의 주요 행위자인 북한정권과 북한인민들의 역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와 한국정부가 차지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북한 정치범수용소 관련 학위논문이 나옴으로써, 정치범수용소를 중심으로 하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주제로 한 국내 첫 학위논문을 펴낸 오경섭씨

<다음은 오씨와의 일문일답.>

– 남한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연구한다는 것이 제한적이고 어려울텐데, 어떤 연구방법을 사용했나?

먼저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의 인터뷰 기사, 증언록, 수기, 언론보도 등을 수집했다. 이 자료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각 증언에서 중복되는 부분(사실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들을 추출하는 작업을 1차적으로 진행했다.

이후 통일연구원이나 국제 엠네스티 등이 발간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관련한 보고서들을 수집, 최초 증언 내용과 비교하며 재차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수집된 자료들을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침으로써, 객관적 사실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 논문 준비와 작성 기간은?

지난해 12월 지도교수인 유호열 교수님과 논문 주제에 대해 상의하던 중, 가장 심각한 인권탄압 사례이면서도 국내 학위논문으로 한번도 제출된 적이 없었던 정치범수용소를 연구해보기로 결정하게 됐다. 이후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걸쳐 논문을 발표하게 됐다.

– 구소련의 수용소와 북한 수용소의 차이점을 요약한다면?

우선 두 수용소간의 공통점으로는 유례없는 인권탄압이 자행됐다는 점.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권을 박탈한 비인간적 수감시설이었으며, 공포와 불신을 통해 운영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두 수용소는 목표와 기능에서부터 큰 차이를 나타낸다. 구소련의 수용소가 경제활동을 통해 생산량을 극대화 시키는 것에 목표을 두고 있다면, 북한의 경우 체제위협 요인을 제거하고 격리하는 목적. 즉 김일성,김정일 체제 유지를 위한 공포통치 장치로의 활용에 목표을 두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북한의 수용소에서는 소련의 수용소보다 더 잔혹한 형태의 인권유린 행태가 나타났다.

또한 소련의 수용소는 50년대 중반에 해체하였으나, 북한은 정치범수용소를 현재까지 유지, 강화시키며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 현재 북한 수용소에 상시적으로 수감된 인원은 어느 정도로 파악되는가?

북한 당국이 확인해주기 전에는 공식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들다. 다만 수용소 경비병 출신인 탈북자 안명철씨의 증언과 북한 국가보위부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들을 종합해볼때 대략 20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상시적으로 수감되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를 위해 남한 정부와 시민사회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먼저 한국 내 국민들에게 수용소의 실태과 참상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국내 여론의 형성 속에서 시민 사회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활기를 띌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정치범수용소’의 심각한 실태를 알리고, 이들이 북한의 인권개선과 정치범 수용소 해체를 위해 나설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범수용소의 실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북한의 인권개선과 수용소 철폐를 위해 국내외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북한 정부를 대상으로 수용소의 인권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공식적, 비공식적 창구를 이용해 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다.

김송아 대학생 인턴기자 ks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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