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27일 “2006년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송년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고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내년 방북 가능성에 대해서도 “내년에 날씨가 풀려 좋은 계절이 되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김 전 대통령이 갖는 비중과 상징성이 있기에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군사당국자회담이 장성급군사회담에 이어 국방장관회담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본 뒤 “군사적 신뢰구축과 관련해서는 비무장지대(DMZ) 내 전방소초(GP) 문제가 어젠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내년에 조속히 열기로 북측과 합의한 군사당국자회담이 열리면 임진강 수해방지 등 군사보장조치 현안 말고도 평화체제 문제가 언급돼야 할텐데, 제안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경제협력과 사회문화 부문의 교류협력은 활성화되고 있고 궤도에 오르고 있는데 군사분야가 뒤처져 있다. 그래서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도 군사 분야의 회담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군사 분야는 장성급회담과 장관급회담이 있다. 또 현안 중에는 서해 공동어로, 임진강 수방 공동대책 등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당면 현안이 있는가 하면 한 단계 위의 군사적 신뢰구축(CBM)과 관련한 여러 조치들이 있다. 그 다음 단계로 군비감축, 그리고 평화협정 문제가 있다. 이는 최고위급 레벨의 어젠다라고 할 수 있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우선은 장성급회담이 내년 1월에는 열려서 서해상 공동어로 문제, 임진강 수방 문제 등에 대해 합의를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국방장관회담을 추진하는 단계로 가야 할 것이다.

–내년 1월에는 열리나.

▲가능한 빠른 게 1월이니까… 동해선.경의선 철도도 선로는 연결됐지만 군사적 뒷받침이 되어야 시험운행할 수 있다. 군사적 신뢰구축과 관련해서는 DMZ 내 GP 문제가 어젠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GP를 DMZ에서 철수시키는 문제를 말하는 것인가.

▲그런 문제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DMZ 선전수단을 제거했으니까 한 단계 더 높은 조치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남북화해협력이 진전되면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위협이 되는 요소를 줄여가는 것이 군사적 신뢰구축이기 때문이다.

지금 휴전선 DMZ을 놓고 180만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다. 비정상을 넘어서 반역사적인 것이라고 본다. 미국의 육군이 50만명, 해.공군 합쳐야 140만명인데, 어떻게 휴전선을 두고 180만명이 대치하는 상황이 설명이 될까.

냉전과 대결 시대에는 군사적 대치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 논리가 있었지만 대결과 냉전의 시대를 넘어서 적어도 1단계 평화공존의 시대가 진행되고 있고 한 단계 더 높은 평화공존 시대로 가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로가 서로를 해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군사적 신뢰구축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노력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내부에서 노력 중이다.

–북측 반응은.

▲노력이 진행 중이다.

–위폐 문제와 관련해 지난 18∼23일 방미 과정에서 미국측의 어떤 언급이 있었거나 시각에 대해 느낀 게 있나.

▲위폐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국제사회와 똑같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것이며 불법행위가 사실이라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련 자료를 분석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17차 장관급회담 때 이런 입장을 전달했고 또 북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미국에도 알렸다.

–위폐 문제가 6자회담의 걸림돌인데, 이를 중재한다거나 갈등을 해결할 만한 정부의 복안은 있나.

▲기본적으로 양자 이슈이다. 우리로서는 어떻게든지 이것을 6자와 분리해 내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베이징 9.19공동성명의 정신에도 맞고 관계국들의 이해관계에도 일치하는 것이다. 핵문제와 섞어 놓으면 풀기 어려워진다.

이렇게 된 게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인데. 현재 마카오 정부가 조사 중에 있으니까 곧 결론이 나올 것이다. 그 결론에 따라서 해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제주도 비공식회동이 이뤄지지 못한 것과 관련해 방미때 다른 장소에서의 6자회담 수석대표간 회동을 제안했다는데 다른 참가국의 반응은.

▲아직 없다.

–비공식 회동 추진도 문제를 풀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아닌가.

▲6자회담의 모멘텀, 동력 유지를 위한 것이다. 제주도 회동이 무산돼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신포 경수로 문제가 사실상 종료된 것 같은데 비용 분담 문제를 비롯해 청산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는 게 있나.

▲계속 협의하고 있다.

–미국 갔을 때 개성공단 설명에 역점을 뒀는데 2단계 조기개발은 내년에 어느 정도까지 진척시킬지 계획인가.

▲통일부 장관으로 온 2004년 7월에 분명했던 것은 (개성이) 허허벌판이었다는 것이다. 책상 위에 플랜으로만 있던 것이 공장을 짓고 물건이 나왔으니까 실행은 밀도 있고 빠르게 진행됐다.

시범단지 개념은 잘 된 것이다. 임상실험 하듯이 문제점이나 발전 요소를 추출해서 본단지 1단계의 터를 닦아놓았다. 입주가 시작된다. 이미 상당수 승인이 나갔다. 내년에 2차, 3차 분양이 있고 거기에 대한 사업승인 절차가 있을 것이다.

1단계 300개 공장이 내년 중에 착공에 들어간다. 서두르면 분양과 사업승인, 착공까지 갈 수 있다. 빠른 회사는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고 그렇게 되면 시범단지의 15개 공장 수준이 아니라 100만평 부지에 300개가 된다.

여의도의 1.5배 면적에 300개 기업, 적게는 7만명에서 많게는 10만명이 일하게 된다.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1단계 해놓고 한참 있다가 2단계 가는 게 아니다. 2단계는 250만평 하기로 했다. 내년에 2단계 250만평의 설계 등에 착수할 것이다.

개성이 가시화되면 될수록 북측 입장에서 보면 희망의 출구, 자신감의 근거가 되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남쪽으로 봐서는 남측 기업에게도 남북경협에 대한 자신감과 중소기업에 대한 희망에 출로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크게는 대북 사업에 대한 신인도도 올라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작년 취임사에서 개성공단을 통해 한반도 냉전의 벽을 넘자는 목표를 내걸었고 개성공단의 세일즈맨, 전도사, 홍보맨으로 관심과 열정을 제일 많이 기울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장관으로 와서 남북관계, 핵문제의 교착으로 어려웠는데 흔들리지 않고 개성을 밀고 왔다는 게 보람이다. 속도조절하지 않고 오히려 가속도를 낸 것이다. 최근에 얘기하는 평화경제론의 상징성과 논리적 근거로서 개성공단이 중요하게 됐다.

–제2, 제3 개성공단 건설도 북측에 제안했는데 원론적인 것인가.

▲개성을 넓혀가고 제2의 개성이 필요하다. 원산, 함흥, 남포 등 이런 곳이다. 북측 경제회생을 위해, 남측 중소기업을 위해 필요하고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위해 그렇게 가야 하는 것이다.

제17차 장관급회담 합의문에도 2단계 개발을 조속히 추진하자는 내용이 들어 있다. 내가 막 (통일장관에) 오니까 북측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왜 개성에 와서 삽질은 하지 않고 사진만 찍느냐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초기에 무수히 들었다. 우리 보고 더디다고 개성공단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당신들이 그렇게 말했는데 2단계 개발을 통합해서 과감히 밀고 가고 제2, 제3 개성도 해야 하는데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북은 변함이 없다고 응답했다. 지금은 더 이상 과거처럼 비난이 없다. 1년 반 사이의 변화라면 변화다.

그리고 개성공단이 대북 포용정책의 상징이면서 핵문제를 푸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데 미국도 인정한다. 미국이 이해토록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미국에 작년 9월, 올 6월과 12월에 갔는데 3번 모두 개성이 초점이었다.

개성공단이 앞으로 남측 경제의 효자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 남쪽 제조업의 출구는 단언컨대 개성과 제2, 제3의 개성에 있다.

올해 제조업의 성장률이 1%에 머물고 전통적 제조업이 저조한 것은 청년 실업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그런 점에서 남쪽 제조업의 출구는 개성과 제2, 제3의 개성이다. 일자리 창출에 효자 역할을 할 것이다. 북측만 이로운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돕는 사업이다.

–포괄적 구체적 경협구상과 관련해 3대 인프라 투자 얘기도 나왔는데 구체적으로 모습을 갖춰가고 있나.

▲지금은 설계도, 블루프린트 수준이다. 앞으로 다듬어가야 한다.

–설계도를 조금 보여준다면.

▲현실적으로 이런 게 추진되려면 국제협력, 재원조달 문제가 있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분하게 한반도 평화구축 문제와 연결돼 있다. 핵문제 해결과 영향을 주고 받게 돼 있다.

그 전 단계로 내년에 농업, 수산업, 광업, 경공업 협력 등의 부분들로 심화발전되고, 그 다음 단계가 물류, 통신, 에너지로 발전해 나간다고 봐야할 것이다.

–남북협력기금도 이런 사업을 하려면 통일기금 등으로 발전시켜야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 재정으로만 감당하기에는 곧 한계가 온다. 협력기금이 내년에 1조원이지만 북측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이다. 국제협력이 필요하고 국내적으로는 일반재정 외에 기금확충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

그러려면 반관반민 형태의 남북협력공사가 주체가 되는 게 효과적이다. 협력공사는 조금 늦어질 수도 있지만 짧게 보면 앞으로 2∼3년 내에 설립을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상회담은 내년 중에 가능할까.

▲정상회담은 필요하다. 또 그 약속은 유효하다.

필요하다는 것은 북측 체제의 특성상 김정일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가 결정적인 국면에서 문제를 푸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의 시계를 냉전시대의 시계로부터 탈냉전, 평화체제의 시계로 돌리기 위해서는 정상 간의 직접 대화와 결단이 요구된다.

지난 2월 핵 위기 상황에서 6자회담으로 반전시킨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특사를보내 6.17 면담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과 간접대화한 것이 역할을 했다고 본다. 앞으로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유효하다는 것은 6.17 면담에서 2차 정상회담에 대해서 제기했고 대화를 나눴고 개최 원칙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여러번 약속 유효하다고 얘기한 것이다. 그 원칙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2006년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요한 해이고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 같은데, 내년 초에 간다면 어떤 자격과 임무를 띠게 될까.

▲좋은 계절에 모시겠다고 김정일 위원장이 초청의사를 전했고 김 전 대통령도 가시겠다고 했기에 내년에 날씨가 풀리고 좋은 계절이 되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 전 대통령이 갖는 비중과 상징성이 있기에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정상회담을 했던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정치적 무게와 상징성이 크다.

–장관이 된 지 1년 반 됐는데, 소회는.

▲취임사에서 개성을 통해 냉전을 넘자는 포부를 밝혔는데 몇 마일을 전진했다는 생각에 보람이 있고 또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올해 2005년을 한반도 냉전 해체의 원년으로 삼자고 전략적 비전을 말했다.

지금 보면 2005년이 광복 60년, 분단 60년의 의미와 함께 냉전 해체를 위해 몸부림치고 9.19 성명을 통해 이정표를 만든 것을 보람있게 생각한다. 점쟁이는 아니지만 개성을 통해 냉전 넘자고 한 것이나, 다보스포럼에서의 목표 제시와 실행전략의 추진 등 이런 것들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1월에 다보스포럼 발언을 놓고 많이 시달렸다. 그 후 2.10 핵무기보유 선언이 나왔고 꿈 같은 소리 한다고 공격도 당했다. 그 때 변명이 전략지도를 가져야 목표지점을 찾아갈 것 아니겠느냐, 터널에 들어왔으니 빨리 터널을 지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만 7개월 만에 터널에 들어갔다가 북핵 기본합의라는 출구로 나온 것은 한반도 미래를 위해 다행스러운 것이다. 통일장관 한 게 1년 반이고 이 정부 출범한 지 3년인데 3년간 이른 바 북핵 3원칙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온 것이 잘 된 것 같다.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병행 추진한 병행전략이 옳았던 것 같다. 평이하고 현실에 기초한 현실적 접근법이었다. 통일부 장관으로서, NSC상임위원장으로서의 1년 반을 그런 원칙으로 일관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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