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규형 주러시아 대사

이규형 주(駐)러시아 대사는 22일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협력관계’로 격상된 이후 러시아가 한국을 달리 보고 있음을 실감한다”면서 “경제 발전에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이면서 남북 관계를 고려하면 우리에겐 중요한 동반자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1년 한-러 관계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면서 “지난해 이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노력이 양국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사와 일문일답.

–지난 1년간 한러 관계를 간단히 평가한다면.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협력 관계’로 격상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방러 이후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관계 격상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주 이고르 세친 부총리가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다. 러시아가 한국을 경제 파트너로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관리들도 한국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한-러 관계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북핵 6자회담 당사국으로 러시아의 역할에 대한 평가는.

▲러시아 역시 한반도 긴장 악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 유지에 미, 중, 일 3개국 못지않은 역할을 해 왔고, 앞으로도 할 수 있다. 북한이 어긋난 행동을 할 때 방향을 잡아 줄 나라가 바로 러시아다. 중국보다 오히려 더 객관적인 태도를 북한에 취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우리와 공통된 입장을 견지할 수 있도록 외교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

–금융위기로 한국과 러시아 경제가 모두 어려운데.

▲러시아는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으며 경제 발전에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에 관심이 많고 호혜적 결과를 가져올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 러시아 경제가 어렵지만 일반 국민은 아직 패닉(Panic)을 느끼지 못하는 듯 보인다.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

▲최근 우리 기업들과 통상진흥회의 열었다. 유가가 변수이긴 하지만 아직 낙담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기업은 러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 위기 돌파구로 내세운 `녹색 성장 전략’에 러시아도 관심을 표명했는데.

▲우리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녹색 성장 전략에도 관심이 있다. 물론 우리의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그것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러시아도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다. 광활한 영토를 가진 러시아는 자연환경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양국 모두 저탄소 성장과 에너지 효율 극대화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 또 러시아는 순수과학과 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우리도 러시아에서 뭔가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내년이 수교 20주년이다. 양국 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수교 후 지금까지 양국 지도자들이 18차례나 만났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량이 180억 달러로 수교 당시 8억 9천만 달러에 비하면 20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 기업들은 도전 정신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이처럼 양국 관계가 긍정적인 때는 없었다. 여기에는 러시아 전체 20여만 명에 달하는 우리 고려인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데 이바지했다. 양국이 20주년을 의미 있게 기억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한국을 답방할 가능성도 있는데.

▲1~2년 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