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연의날] 북한주민, 못 먹어도 담배는 피운다

▲ 담배를 나눠 피우는 북한 주민들

오늘(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금연의 날’이다. 북한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평양인민문화궁전에서 보건성 최창식 부상과 WHO 북한주재대표, 보건부문 일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열었다.

<평양방송>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슬린 영국대사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한다.

김정일, 자신이 끊고나서 ‘금연운동’ 지시

김일성은 생전에 북한산 ‘ 첨성대’를 피웠다. 김정일은 ‘백두산’을 애용하다 80년부터 ‘로스만’을 피웠다. 그러다 80년대 중반 독일의사에게 종합건강 검진을 받은 후 담배를 끊었다가, 김일성 사망 후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북한의 금연운동은 김정일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일어났다. 김정일부터 담배를 끊자, ‘인민군대를 비롯한 모든 단위에서 담배를 끊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각급 단위 인민군 부대는 회의를 열어 금연을 하도록 결의를 하고 아예 담배배급을 중단했다.

그러나 인민군 병사들이 담배를 구입하기 위해 탈영하는 현상까지 생겨나자 담배 공급을 재개 않을 수 없었다. 간부들 역시 금연운동 초기에는 사무실 내에서 일체 담배를 피우지 못하였으나 점차 통제가 느슨해졌다.

장마당 인기 상품 2위, ‘담배’

1990년대 중반 북한에 들이닥친 식량난으로 흡연률이 급증했다. 식량을 구할 돈도 없는데 담배를 사서 피울 돈은 어디서 나느냐고 물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은 술과 담배가 아니면 특별히 스트레스를 풀만한 기회가 없다. 필터담배를 살 만한 여력이 없는 사람이면 질 나쁜 담뱃잎이라도 구해 종이에 돌돌 말아 피운다.

▲ 장마당에서 잎담배를 팔고 있는 모습

실제 장마당에서 제일 잘 팔리는 품목은 쌀 다음으로 담배다.

‘해당화’표나 ‘백승’표와 같은 북한산 담배보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담배를 더 선호한다. 북한산 담배를 피우면 풀 냄새가 나고 연한데다 기침까지 나는 등 질이 낮아 “잎담배를 말아 피우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에서 생산한 담배는 피우지 않겠다”고 북한의 애연가들은 말한다.

흡연률에 대한 북한당국의 공식 발표자료는 없지만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북한주민의 연간 담배소비량은 4kg으로 쿠바, 불가리아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북한의 20세 이상 남성들의 흡연률은 약 80%로써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통일부에서 발행하는 <북한동향>은 2004년 5월판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여성의 흡연률은 사회정서로 인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이주일 논설위원 (평남출신, 2000년 입국)
곽대중 기자 big@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