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연구개발 두뇌는 제2자연과학원

북한의 미사일 연구개발은 군수공업을 총괄하는 노동당 군수공업부의 지휘를 받는 제2자연과학원에서 전담한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5일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찾아 ‘광명성 2호’의 발사 전 과정을 관찰하는 자리에 수행한 전병호 당 군수공업부장 겸 비서와 주규창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인 가운데 주 제1부부장이 1991년부터 98년까지 제2자연과학원 원장을 지냈다.

그는 이후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박송봉 제1부부장이 사망함에 따라 2001년부터 후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일 로켓 발사 이후 평양시내 분위기를 소개한 기사에서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리과대학 등의 대학생들 사이에 “광명성 2호를 쏘아올린 과학자들의 출신대학, 출신학부가 화제거리”라고 말해 이들 세 대학간 은근한 경쟁을 시사했는데, 주규창 1부부장은 김책공대 출신이다.

군수부문 전문 신문과 잡지 등을 발행하는 제2자연과학출판사 기자로 이 과학원을 전담취재했던 탈북자 김길선(여.55)씨는 “주규창이 제2자연과학원장으로 임명된 이래 북한에서 대포동 미사일 개발이 본격 진척됐다”며 “그는 평생 군수공업 부문에서 종사하면서 북한의 군수공업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전병호 당 군수공업부장은 광복 직후부터 김일성 자택에서 보초근무를 서다가 소련 우랄공업대학에서 유학했으며 한국전 때 귀국한 이래 줄곧 군수분야에서만 종사하면서 1986년말 당 군수공업부장 겸 비서로 임명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북한 군수공업 역사의 ‘산증인’이라는 말을 듣는다.

제2자연과학원에서는 ▲자체의 힘과 기술로 중장거리 로켓을 하루 빨리 연구 개발하고 ▲각종 포의 자행(自行) 자동화를 실현하며 ▲군사분계선과 해안선을 완전 봉쇄할 수 있는 고성능 지뢰 개발하는 것 등을 중요 과제로 삼고 있다.

평양 룡성구역에 있는 이 과학원은 로켓, 미사일 같은 유도무기 개발을 전담하는 1국, 상용무기(재래식 무기) 개발을 담당한 2국 등과 공학연구소를 비롯한 30여개의 연구소를 두고 있다.

그 가운데 중추인 공학연구소가 노동1호와 대포동1호를 개발했으며, 이후 대포동 2호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김길선씨는 증언했다.

특히 이번에 로켓을 발사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로켓발사기지도 이 과학원 산하로 ‘농업시험소’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자 양성학교인 강계국방대학과 룡성약전공업대학도 이 과학원 산하다.

제2자연과학원은 1964년 6월 당시 민족보위성(현 인민무력부) 산하 국방과학원으로 출범했다가 1970년대초 군수생산을 전담하는 제2경제위원회가 생겨 이 위원회 산하로 들어가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북한에서는 통상적으로 국방관련 분야에 ‘제2’자를 붙인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에 다시 제2경제위원회(위원장 백세봉)에서 독립돼 당 군수공업부에 직속됐다.

이 과학원에서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와 장비를 연구 개발하면 제2경제위원회(위원장 백세봉)가 생산하는 체제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 과학원 측에 “중국이나 소련도 우리가 자체로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며 “과학자들이 로켓 속도로 연구사업을 벌여 하루속히 ‘우리식 로켓’을 개발할 것”을 요구해왔다고 김길선씨는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체의 힘과 기술로 로켓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추면 미국도 우리를 어쩌지 못한다”며 로켓 개발을 수시로 독촉했다는 것.

한편 북한 노동당 군수공업부는 제2자연과학원, 제2경제위원회 외에 분강핵연구소(영변원자력연구단지)를 산하에 두고 핵문제를 별도로 다루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