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남 대량아사說에 北 주민 “그런일 없다”

북한 노동당이 6월 초순 최고인민회의 개최 직후 각지에 ‘인민생활조사단’을 파견해 식량 사정과 아사자 현황을 파악한 결과, 함경남도 시군별로 최고 200명 가까운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는 ‘좋은 벗들’의 주장은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이 북한 내부에서조차 제기됐다.


좋은벗들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 “중앙당 유관부서들이 지난 7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회의가 끝난 뒤 당 조직지도부의 위임을 받아 비밀리에 각지로 조사단을 파견했는데, 지난 18일 함경남도 지역의 조사 결과가 가장 먼저 중앙당에 보고됐다”며 “이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함흥, 흥남, 신포 등 함경남도 관내 지역마다 최소 100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근 함경북도 청진을 방문하고 돌아온 회령 소식통은 지역별로 아사자가 100명 이상이라는 소식을 들어봤냐는 질문을 받고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 이곳 회령이나 청진에서 굶어 죽은 사람이 많이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함경남도 허천군을 빈번하게 왕래하는 양강도 소식통도 “함남도가 사람 살기 어렵긴 하지만 ‘고난의 행군’을 버텨온 사람들은 살아갈 방도를 다 알고 있다”면서 “햇감자가 나오고 풀도 나왔다. 어려운 사람들은 약초라도 뽑아서 산다”고 말했다. 


NK지식인연대 관계자도 “함경남도에서 대량 아사자가 나왔다는 보도 때문에 단천시 현지에 확인을 해봤더니 그런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봄철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몸에 저항력이 떨어진 노약자 계층에서 질병 등으로 일부 사망자가 나온 정도”라고 말했다. 그 숫자도 단천시에서 10-20명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좋은벗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거의 매년 이러한 대아사 사태를 경고하거나 실제 발생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좋은벗들 이외에 다른 내부 소식통과 우리 정부 당국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좋은벗들은 북한 노동당이 식량난 악화로 아사자가 속출하자 지난달 하순 국가의 식량배급 중단을 인정하고, 24시간 시장 거래를 허용하면서 주민들에게 식량 자급자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좋은벗들 법륜 스님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기대했던 식량 지원이 계속 이뤄지지 않자 노동당이 할수 없이 ‘5.26 당 지시’를 내린 것 같다”면서 “이번 식량 위기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어 1990년대 같은 대규모 아사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5.26조치가 실제 존재했는지도 불투명하다. 북한 신의주, 평양, 혜산 등 주요 지역 장마당은 농촌동원 기간이 끝나면서 오전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4시간 운영은 소문조차 찾기 어렵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24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은 지난해 생산한 곡물과 올해 도입분을 합쳐 430여만t을 확보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추가 도입분까지 고려하면 (식량사정은) 어려움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