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으로 집 기울고 무너져도 당국 대책은 미비

농작물피해막이
북한 주민들이 태풍과 폭우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에 나서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일 한반도 중부지역을 관통한 태풍 ‘미탁’으로 전국에서 10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하는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북한에서도 많은 비로 주택이 파손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태풍으로 강원도가 간접 영향권에 들어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해 대비가 필요하다고 발표했지만 시간당 100㎜가 넘는 장대비에 곳곳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태풍이 연이어 불어 닥치면서 함흥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려 큰물 피해가 생겼다”면서 “강원도에도 밤새 비가 퍼부어 피해가 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단천 일부 지역은 물이 방안까지 차들고 집이 사선으로 기울고 있는 집이 많다”면서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태풍 피해로 주택이 무너지고 일부 매몰 사고도 발생하고 있지만 당국의 구조 활동은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내린 비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실을 전했다. 

소식통은 “회령의 한 주민 세대는 집이 기울어져 가는 것을 알면서도 수습할 여력이 없어 그냥 방치하고 잠을 자다가 이번 비로 집이 무너져 밑에 깔린 가족 3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참변을 당한 이 세대는 제대군인 가족이라고 한다. 주택 기둥과 벽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재정적 방도가 없어 이를 보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잠을 자다가 아내와 아이 두 명이 무너진 지붕과 벽체에 깔려 변을 당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날 세대주인 제대군인은 집을 비운 상태여서 화를 면했지만, 가족 전체의 사망에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몇몇 소식통을 통해서 태풍 ‘미탁’에 따른 북한 전역의 피해를 추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좁고 긴 비구름대가 강하게 한반도에 형성돼 강원도와 남부지방 일부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점을 볼 때 북한에서도 함경남도와 강원도에 비 피해가 클 가능성이 크다. 함경북도 두만강 지역도 범람해 침수 피해가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런 사태가 벌어졌지만 여전히 주택 피해는 개인의 몫으로 남아있고 대책이 없어 언제 사고가 또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