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보안서, 비사회주의 혐의 53명 공개체포”

▲지난해 4월 함경도 길주에서 진행된 ‘한국CD 유포 혐의자’ 등에 대한 군중투쟁 현장

신의주시 보안서는 이달 13일 시 광장에서 한국과 연계를 갖고 활동한 무역회사 사장 등 비(非)사회주의 혐의자 53명을 공개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내부소식통은 “광장에 수천 명의 군중들을 모아놓고 한국과 연계를 취한 자, 매춘, 마약, 한국 영화CD 거래자 등 53명을 공개체포 했다”고 말했다. 체포된 사람들 중 여성이 41명, 남성은 12명으로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한다.

공개체포는 주민들을 집결시켜 놓고 범죄 혐의자들을 출석시켜 죄목을 나열한 다음, 공개적으로 체포 명령을 내리는 군중투쟁의 한 형태다. 보안서장의 체포 명령이 내려지면 혐의자는 즉시 수갑이 채워져 끌려가고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공포감이 극대화 된다.

한 소식통은 “체포된 사람들은 이미 시 보안서에 잡혀있었는데, 군중투쟁을 위해 끌어내 혐의를 열거하고 직접 체포하게 만들었다”면서 “이를 구경한 주민들은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과 장마당의 상인들로 2천 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체포된 사람들 중 죄가 엄중한 사람들은 보안서 예심(경찰 조사)이 끝나면 쏜다(공개처형)는 소문도 있다. 신의주 동양무역회사 사장 전 모씨도 처형된다는 데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동양무역회사는 평양 호위총국 산하 외화벌이 회사로 신의주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군이나 정권기관은 운영 자금 마련과 외화벌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대중(對中) 무역회사를 운영한다.

동양무역회사 전모 사장은 최근까지 한국 정보기관과 연계돼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이 과정에서 돈을 받고 한국의 이산가족을 찾아주는 등의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전 씨는 그 동안 평양 호위국에 매년 400∼5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익 계획을 제출할 정도로 능력도 인정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 전 씨를 돕는 무역업자가 그를 석방하는 대가로 100만 달러를 지불하겠다는 용의를 신의주 보안서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번 공개체포는 통해 국경지역에서 만연되고 있는 각종 비사회주의 및 불법 행위들을 사전에 예방하고 주민들의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 무역회사나 세관 비리 등을 집중 단속해왔다.

대북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8월 소식지를 통해 “조선릉라 88무역회사 함경북도 연사군 외화벌이 지배인인 오문혁이 연사군에서 풍경 좋은 곳에 개인 별장을 짓고, 벤츠를 자비로 구입한 뒤 장군님(김정일)의 배려라고 하면서 몰고 다니다 적발돼 지난 7월 중순 공개처형 됐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