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개방, 특구 아닌 ‘국제시장’인가?

4월 하순 경 북한 신의주를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 조선족 무역업자 이종길(44) 씨는 최근 신의주 특구 추진설과 관련, “신의주가 특구로 지정되기는 어렵고, 신의주 외곽에 국제시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씨는 “신의주 외에 남포와 원산에도 국제시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것은 중앙당 차원에서 이미 결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실을 신의주 고위 당 일꾼에게 직접 들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국제시장이 들어설 곳은 신의주 시 외곽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최근 남한언론에 보도된 위화도 개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을 섬에다 짓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구는 대규모 주민 소개(疎開)작업을 해야 하고,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당국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온성이나 나선에 국제시장을 차려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구(特區)는 해당지역과 외부지역을 인위적으로 경계를 나누고, 해당 도시에 금융, 제조업, 숙박업, 자유시장 등 시장경제 요소들을 대거 유입(流入)시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국제시장도 외자 유치가 따르겠지만, 외국인이 점포를 임대해 상거래를 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시장경제로 운영되는 특구에 비해 파급력이 미미한 편이다.

이 씨는 “7월부터 무박 1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는 것은 출퇴근 장사를 허용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면서 “북한쪽 해관(세관)이 현재의 역전동에서 조(북)-중 제2 압록강 철교 건설이 계획중인 민포동으로 이동한다는 소식도 같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의주 외곽에 외국 사람들이 들어와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새 건물을 짓고, 1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사람에게 분양권을 줄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달 23일 중국 단동(丹東)에 파견된 북한 무역성 산하 K무역회사의 고위 간부 김모씨(51세)도 “현재 (북한이) 직면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안에 신의주와 남포를 경제특구로 만드는 것에 대한 중앙당의 내부방침이 결정된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고위 간부의 증언이 사실은 특구가 아닌 국제시장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