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손님 줄고, 도둑 기승”…새해부터 주민들 울상

지난해 촬영된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시장 모습.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 일부 지역 시장에서 손님이 크게 줄어 주민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도둑과 강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새해부터 주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식품, 곡물, 기초식품, 일부 겨울용 의류를 제외한 다른 품목들의 (구매)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장사가 안돼서 엄청난 빚에 시달리다 집을 내놓고 한지에 나 앉은 가정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어떤 집은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옥수수밥은 먹고 살았는데 최근 장사가 안돼 집을 담보로 빚을 냈다”면서 “장사가 잘 안되면서 빚 독촉을 심하게 받았고, 결국 집을 내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는 북한의 각 지역에서 이러한 사정에 처한 집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최근엔 돈을 돌려(빌려) 쓰는 것 자체가 어려워 돈 빌려오는 자는 ‘영웅’ 대접을 받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중국 해관총서(세관 당국)에 따르면 2018년 1∼11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1억 9175만 달러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88.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제재로 인해 수출이 막히면서 무역, 탄광에 종사하는 북한 주민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받았으며 연쇄적으로 식당, 물류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또 “북한의 농촌 마을에서 아침에 굴뚝에 연기 나는 집이 10%도 안 된다”며 “저녁에 밥이나 겨우 끓여 대충 먹고 불을 많이 때지 못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겨울철에 불을 많이 때지 못하다 보니 온기가 없는 미지근한 방바닥에 온 식구가 한 이불에 들어가 서로의 온기로 추위를 달래고 있다”며 “곡창지대인 평안남도 지역이 이 정도면 다른 산간 지역의 형편은 더욱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도둑까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최근 평안남도 안주시에서 하룻밤에 5집의 겨울용 김장김치를 다 털렸다”며 “매(각) 집의 겨울용 염장, 김치 3~4독(약 150~280포기)이 없어져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인근에 주둔하고 있는 인민군 도로건설 및 관리국(도로국) 군인들의 소행이라고 의심한다며, 이에 ‘도로국’이 아니라 ‘도적국’으로 부르면서 원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이 지역뿐 아니라 평성, 순천, 안주 등의 지역에서도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고 들었다”면서 “심지어 사람이 자는 방에 마취제를 뿌리고 들어와 세간살이와 금품을 가져가거나 흉기로 위협해 물건을 훔쳐 가는 현상(사건)들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부터 도둑이 기승을 부리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호 간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달 북한에 도둑이 기승을 부리면서 주민 대부분이 대문을 철문으로 바꾸고 있으며 연탄가스 유출 예방을 위해 집을 찾은 인민반장들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