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사회주의 北’에 진짜 실업자 늘어간다

북한당국은 늘 ‘사회주의 북한에는 단 한명의 실업자도 없다’고 선전해왔다.

이같은 선전이 거짓말임은 다 알고 있는데도 북한당국은 계속 선전한다. 이런 말을 50년 이상 해오니 남한 주민들 중 극히 일부는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실업자’라는 말보다 ‘무직자’라는 말이 더 귀에 익다. 최근 북한에 이같은 ‘무직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극소수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민들을 본인의 적성과 능력에 관계없이 국가가 임의로 정해서 직장에 배치한다. 그러다 보니 탄광, 광산이나 조건이 나쁜 공장에 배치될 경우 이를 거부하는 ‘무직자’들이 일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의 무직자는 과거 8,90년대 ‘무직자’들과 구별된다. 과거 무직자들이 당국이 배치한 직장을 거부한 사람들이라면 지금 무직자들은 기관 기업소(공장, 회사 포함)가 받기를 거부해 생긴 사람들이다.

특히 90년대 후반 들어 식량공급이 중단되고 일감이 없어 웬만한 공장, 기업소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무직자가 더 많아졌다.

북한 당국은 지금 기관기업소 지배인들이 직원들 식량공급을 책임지도록 ‘식량 과제’를 주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식량과제를 수행 못한 지배인들은 해임, 철직한다”는 지시까지 내리고 있어 기업들에게는 신규직원 채용이 지배인과 간부들의 커다란 짐이다.

중국 옌지에 나와 있는 북-중 무역업자 김철만(가명)씨는 12일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북한에 취업을 못한 무직자들이 많다”며 “지배인들이 직원들 월급과 배급까지 책임지면서 새로 직원을 받으려고 하지 않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직원들 월급과 배급도 주기 힘든 판에 어느 지배인이 새 직원을 받을 수 있겠느냐?”며 “지배인이 능력이 있어 직원들에게 월급과 식량을 잘 공급해 주는 직장에서는 오히려 쫓겨날까봐 신경을 써야 할 판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능력이 떨어지는)제대군인들과 중학교 졸업생(여자)들이 문제”라고 말하고, “이들 대부분은 장사에 매달려 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에 온 탈북자 이영구(가명)씨도 “지금 북한에는 돈 있고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가 지배인이 될 수 있다”며 “상부에서는 직원들에게 월급과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 지배인으로 임명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말이 ‘국가공장’이지 사실상 ‘지배인 공장’이나 같다”며 “사정이 이러다 보니 지배인의 횡포가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고 좀더 많은 식량과 월급을 받기 위해 지배인에게 몸까지 주는 여자들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