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강도·사체유기…北 ‘강력범죄’ 골머리

최근 북한의 국경지역에서 살인, 강도 등 강력사건이 이어져 북한 당국이 ‘총살’이라는 극약처방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16일 전해왔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4월 8일 양강도 보천군에서는 보따리 장사에 나선 부부를 살해하고 물건을 빼앗은 혐의로 처남 매부사이인 두 남성이 총살됐다”고 전했다. 총살된 남성들은 평소 구리선을 비롯한 비철금속을 중국에 몰래 팔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3월 28일 양강도 삼수군 범포리에서는 제대군인 1명이 총살되고, 농장원 2명이 공범으로 몰려 교화 2년형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들은 2년 동안 인근 집단농장 소유의 소 5마리를 훔치는 한편, 농장원 개인 소유 개 2마리, 돼지 2마리를 훔쳐 장마당에 내다 팔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요즘은 하도 총살을 많이 하다 보니 사람들은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며 “총성이 울려도 중범죄가 줄어들지 않으니 법 기관 일꾼이나 백성들이나 모두 걱정”이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15일 ‘데일리엔케이’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4월 6일 함경북도 은덕군에서 아내를 살해하고 시체를 감춘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살인혐의로 체포된 박 모(49살)씨는 지난해 10월 10일 술에 만취된 상태에서 아내(박계숙씨)와 말다툼 도중 둔기로 살해, 자기 집 김치 굴(김치 저장을 위해 지하에 마련된 저장고)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본처와 이혼 후, 아내 박씨와 재혼했으나 의처증이 심해 평소부터 불화를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아내의 사체를 자기 집 김치 굴에 감추고, 관할 인민보안소에 아내가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보안소에서는 아내 박씨가 중국에 친척이 있다는 점을 들어 중국으로의 탈북했을 것으로 의심해 수사를 보류했다.

박씨의 범행은 지난 5일 밤 박 씨가 술에 취한 틈을 타 물건을 훔치러 박 씨 집에 잠입한 이웃집 남성에 의해 탄로 났다. 이 남성은 열쇠를 부수고 박 씨네 김치 굴에 들어갔다가 피 묻은 마대자루를 발견, 이를 돼지고기로 착각해 자기 집으로 옮겼다. 마대 자루 안에서 사체를 발견한 이 남성은 즉시 보안소에 신고, 박씨는 체포됐다. 북한 주민들은 겨울철 김치나 부식물 보관을 위해 지하에 굴을 파서 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지난 몇 년부터 사람을 죽이는 강력범죄가 늘어나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면서 “요즘 사람들은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며 최근 북한 세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