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동원 통해 주민들에 ‘핵무기 EMP’ 위력 선전

북한이 지난 7월 말 제작한 선동원 수첩에 핵무기의 EMP의 위력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 사진 = 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선동원’을 통해 주민들에게 ‘핵무기 EMP(전자기파)’ 위력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서 선동원은 주민들에게 조선노동당의 정책과 노선을 선전하면서도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선동을 담당하는 일꾼들이다.

이 같은 임무를 띤 선동원에게 북한 당국이 핵무기의 EMP 위력을 설명하는 내용을 수첩에 담아 배포한 것은 주민들에게 강력한 핵무력을 과시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데일리NK가 최근 입수한 ‘선동원수첩'(농업)에는 핵무기의 전자기임플스(EMP) 위력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수첩에는 핵무기 EMP가 무엇인지, 또한 발생 시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 자세히 적혀있었던 셈이다.

즉, 선동원수첩엔 “핵무기가 30~100km 높이에서 폭발했을 때 생기는 EMP에 의해 전자 기계·전자기 계통 등이 심각하게 손상되거나 전력케블(케이블), 안전기 등이 파손된다”고 되어 있다.

특히 EMP가 핵무기의 중요한 타격 방식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어 주목된다. 핵무기를 통한 EMP 공격 가능성도 열어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는 대목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0, 2011, 2012, 2016년에 비핵전자기파(NNEMP)의 한 유형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 교란 (GPS Jamming)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과 경기도 일대에서 군부대 시설, 항공기, 이동통신 기지국, 선박, 개인 휴대전화 등에서 수신 장애와 불량이 발생했었다.

2016년 국토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용기 의원(당시 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과 2011년, 2012년, 2016년 등 4차례에 이뤄진 북한의 전파교란 기간에 GPS가 교란됐다고 신고한 항공기는 모두 2143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EMP 공격을 받으면 반도체로 작동하는 전자회로가 파괴돼 영향권 내 지역의 TV, 핸드폰, 컴퓨터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EMP 공격으로 인해 통신 시스템이 무력화 되면 국가 기반 시설, 군대 지휘 체계 등에 타격을 줘 큰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상식적인 측면에서 삽입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과학 기술 분야도 아닌 농장원을 대상으로 한 선동원수첩에 이 같은 내용을 넣었다는 측면에서 ‘핵 포기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북한 주민들은 대체로 당국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인민 희생으로 핵개발…갑자기 포기한다는 건 기만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