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플러 기상레이더 자체개발…일기예보 정확성 높일까?

북한 기상수문국(한국의 기상청 격) / 사진=서광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기상관측용 도플러 레이더를 자체 개발했다고 선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마저 오보가 많다고 지적한 일기예보의 정확성이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30일 홈페이지에 “최근 국가과학원 집적회로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일기예보의 과학화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힘있게 벌여 우리 공화국(북한)에서 처음으로 도플러 기상 레이다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일반 기상레이더(1세대)는 주로 구름의 분포, 강수 영역과 강도만을 측정하지만 도플러 기상레이더는 특정한 주파수를 가진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강수 현상 뿐만 아니라 강수의 움직임도 측정할 수 있다. 한국은 1990년대 ‘단일편파 도플러레이더(2세대)’를 도입했으며 2014년 백령도를 시작으로 ‘이중 편파 도플러레이더(3세대)’를 도입했다.

도플러 기상관측 레이더 / 사진=연합뉴스

매체는 “과학자들은 최대구름관측거리가 70km인 도플러기상 레이다를 개발하기 위하여 초고주파송신기, 초고주파수신기, 고체려진기를 새롭게 설계제작했다”며 “레이다를 지난 시기의 기상레이다방식이 아니라 고체출력식으로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이번에 개발한 도플러기상 레이다는 송신체계가 고체출력소자에 의한 증폭체계로서 현재 이용하고있는 기상 레이다에 비해볼 때 측정정확도가 높다”며 “제작비용은 수입가격의 6%밖에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 도플러 기상레이더는 다른 나라에서 개발해 운용하고 있는 레이더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종도에 설치된 단일편파 도플러 레이더의 관측 반경은 130km로 국내에서 가장 작으며 면봉산에 설치된 이중편파 도플러 레이더는 관측반경 285km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관측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새로운 기상관측 장비를 이용해 더 정확한 자료를 수집하더라도 이를 분석하기 위한 인력, 소프트웨어가 부족하고 이를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할 통신 시설 기반이 거의 없어 당장 일기예보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기상기구(WMO) 홈페이지에 등록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기상관측 인력은 1352명이며 이중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사람은 1164명으로 전체의 86%이다. 북한의 경우 전체 기상관측 인원은 470명으로 이중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사람은 95명으로 전체의 20%이다. 이는 한국과 북한의 인구학적 특성과 대학 진학률 등을 고려하더라도 북한의 전문 기상관측 인력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최은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2008년 발표한 ‘북한의 기상관리 정책의 변화와 남북한 기상협력 방안 연구’에서 북한은 기후자료의 제한, 기후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전산 기자재의 낙후, 선진 지식과 기술을 담은 참고문헌의 부재, 그리고 전문인력 부족으로 기후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잦은 오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TV에서 발표하는 일기예보에 대해 신뢰하지 않으며 일부는 한국 라디오를 통해 일기예보를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 수산업에 종사했던 한 탈북자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일을 했었기 때문에 일기예보가 매우 중요했었다”며 “북한 라디오에서 말하는 일기예보가 잘 맞지 않아 한국 라디오에서 알려주는 일기예보를 듣곤 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