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黨간부와 군인에 “2020년까지 남조선과 통일” 강연

'통일'이라는 화두로 시선 돌리려는 듯...소식통 "軍서는 '무력으로 南 제압' 강경 목소리"

북한선전
삼지연군 읍지구건설현장에서 선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지난달 북한 일부 지역에서 당 간부와 군인들을 대상으로 남북통일을 주제로 강연이 연이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7일과 28일에 양강도 기관기업소 당 위원장, 부위원장, 세포 비서(위원장)가 참석한 간부 대상 특별강연회가 진행됐다”며 “이 자리에서는 남조선(한국)과의 통일문제가 주로 이야기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강연에는 김정은 동지의 말이라면서 ‘조국 통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민족의 민족 최대의 과업이다’ ‘2020년까지 무조건 조국 통일된다’는 내용이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갑작스럽게 남북통일을 선전하고 나선 것은 북미 회담 결렬로 인해 실망한 간부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북미관계로 인해 대북제재 해제나 경제지원을 얻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남북통일이라는 새로운 화두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북한 매체들이 김일성이 생전에 ‘조국통일’을 중요시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앞두고 유훈관철을 통한 체제결속도 의도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조국 통일의 길에 바쳐진 거룩한 한평생’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김일성 동지께서는 조국 통일을 민족 지상의 애국 위업으로 내세우시고 조국 통일운동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온갖 로고와 심혈을 다 바쳤다”고 보도했다.

또한, 북한 당국은 군인들을 대상으로도 통일 관련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양강도에 주둔 중인 국경경비총국 소속 중대에 3월 한 달에 걸쳐 전투준비 강화할 데 대한 집중학습이 진행됐다”며 “아침 정치 사상학습과 토요학습 시간을 통해 통일을 이루기 위해 군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이 진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연에서는 원수님(김 위원장)의 윁남(베트남) 방문 후 군인들 속에서 평화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다는 점도 지적됐다”며 “당에서 명령만 내리면 언제든지 적의 아성을 짓부실 수 있게 만단의 전투동원태세를 유지하라는 점도 강조됐다”고 말했다.

연이은 남북, 한미, 북중 회담 등으로 인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으로 해이해진 군 부대 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어, 소식통은 “강연자는 ‘통일은 말로 해서 되지 않는다’ ‘무력으로 남녁땅을 해방하고 우리 민족의 숙원 성취하자’고 말했다”며 “당에서 적들과 협상을 하든 대화를 하든 인민군대는 무력으로 조국을 통일할 일념으로 전투정치훈련 강화하라는 내용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는 지난달 26일 북한 당국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을 비난하는 강연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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