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도 돈 좋아하는데, 장군님이야…”

남북정상회담이 끝나자 북한 주민들은 대북지원 등이 담긴 ‘선언문’에 적지 않은 희망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당국은 정상회담 직후 10월 5일자 노동신문에 정상회담 합의문을 실었을 뿐 일체 선언문에 대한 해설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생활이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데일리NK는 7일과 8일 양일간 북한주민 5명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선언문에 대한 의견을 전화통화로 들어보았다.

회담 반응

◆ 회령시 거주 김모씨(남 36세 노동자) = 4일 정상회담 이후 선언문에 대한 강연이나 학습(주민교양)을 한 적은 없다. 다만 인민반을 통해 허황된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하며 나라의 대외 권위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회담소식(공동선언문)에 좀 관심이 간다.

나는 살기 괜찮지만 그래도 나라가 너무 못산다. 쌀 문제로 머리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새 쌀값이 너무 올라 사람들의 근심이 이만저만 아니다. 수해 때문에 가을철인데도 쌀값은 오르고 있다.

(당국이)식량지원 해준다는 말이 없다. 수해 지원으로 쌀이 들어왔는지 안 왔는지 알려주지 않으니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

◆ 혜산시 최모씨(남 28세, 무직) = 공동선언문 내용을 자세히 보도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세히 알아보려고) 라디오(불법 라디오를 뜻함)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토의되었는지는 남조선 방송을 들어보아야 안다.

우선 먹는 문제나 좀 해결됐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다 나와 같은 심정이다.

◆ 혜산시 양모씨(남 43세 사무원) = 사람들이 수근대고 있다. 정부가 알려주는 것은 없다. 신문에 공동선언문이 나왔을 뿐이다.

간부들이 노골적으로 이젠 바라 볼 곳이 한국밖에 없다고 한다. 중국놈들은 우리나라 것을 다 긁어 가면서(광물, 약초, 생선 등) 기계나 공장을 주는 일이 절대 없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한국을)’남조선’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아이들도 모두 ‘한국’이라고 말한다. 간부들까지 그렇게 부른다. 한국을 좋게 보기 때문이다.

공동선언문 실현 가능성

◆ 무산시 이모씨(남, 36세 노동자) = 부처님도 돈 주면 좋아한다는데, 장군님이라고 싫어하겠냐? 우리 장군님이 워낙 돈 좋아한다든데… 저들(북한당국)이야 이득이 있겠지. 그러나 우리한테 이득되는 건 없으니 난 (공동선언문)관심 없다.

◆ 회령시 이모씨(남, 철도관계자)= 개성공단 때문에 그곳 사람들이 허리를 폈다 하더라, 나진선봉도 개방하고 나니 그래도 허리 펴지 않았나? 안변이나 해주 사람들도 개방하면 살게 된다. 그러나 우리야 별 볼 게 없다.

(공동선언문이 제대로 이행)될지 안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젠 우리 사람들도 옛날과 다르다. 국가 때문에 모든 일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