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힘드니 차라리 산에서 살겠다”

▲ 함경북도 온성군의 민둥산 ⓒ데일리NK

“먹고 살기 힘드니 차라리 산이라도 들어가 살겠다.”

대북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3일 배포한 ‘오늘의 북한소식’ 105호를 통해 겨울을 맞는 북한 주민들의 고달픈 생활상을 전했다.

소식지는 “평양에 있는 20층, 30층 아파트에 온수와 난방이 전혀 공급되지 않고 물이 얼어 붙었다”며 “사람들은 동복을 입고 자다가 아침에 그대로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돈 있는 집들은 베란다에 무동력 보일러를 설치하거나 가스 난로를 구입하는 등 월동 준비를 하지만 가진 게 없는 주민들은 온실처럼 집에 비닐막을 치거나 전기 없이 그냥 추운 데로 지낸다”고 덧붙였다.

특히 “평양시 중에도 문수거리는 냉수거리라고 소문이 날 정도로 난방이 안 돼 추위에 떨며 지내는 집들이 많다”며 “그동안 평양 화력발전소에서 중구역, 보통강 구역, 평천강 구역 등에 온수를 공급해 중앙난방시스템을 유지해왔는데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강 건너에 있는 문수거리까지 미치지 않고 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함경북도 지역에서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에서는 석탄이 없어 열풍기를 사용하는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열풍기가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며 “시당 간부나 공장 기업소 간부들은 전기를 끌어다 쓰기 때문에 난방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일반 주민들은 열풍기를 감히 꿈꾸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주민들은 어려운 전기 사정이나 간부들과 주민들 간의 극심한 생활 차이가 외국 신문에 보도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전기를 못 쓰는 사정이 외국에 알려지면 도움이라도 될 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겨울이 되자 석탄 값도 오르고 있다. “신의주 주민들은 연탄 하나당 90원 할 때도 사지 못했는데 250원으로 오르니 차마 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한다”며 “밥을 짓고 온돌도 덥히는데 하루에 적어도 3~4개 이상의 연탄을 쓰는데 쌀 1kg과 맞먹는 돈이 들어가니 주민들의 근심이 크다”고 밝혔다.

추위와 더불어 북한 당국의 장사 통제 정책 또한 주민들의 근심을 깊게 만들고 있다.

“장사를 못하게 하면서 급격히 생활고를 겪고 있는 주민들이 먹고살기 위해 나무를 하러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며 “마을 인근의 산들은 대부분 뙈기밭으로 만들어져 나무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2~3시간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온성군에서는 ‘장사도 못하게 하고 먹을 것도 없는데 기업소와 여맹에서는 내라는 것만 너무 많으니 차라리 눈에 안보이는 산에 올라가 사는 것이 낫다’며 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처음에는 한 두 사람이 산으로 돌아갔는데 이제는 마을을 하나 새로 형성할 정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