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몽골로 팔려가던 북한여성, 탈북민 도움으로 극적 구출

중국에서 북한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래픽=데일리NK

중국에서 북한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북부 네이멍구(内蒙古·내몽골)로 팔려갈 위기에 처했던 미성년 탈북 여성이 극적으로 구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소식을 전한 탈북민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국경지대의 한 마을에 살던 스무살도 안 된 A 양이 브로커의 꾐에 넘어가 중국에 팔려갔다”며 “브로커가 얼마나 악랄한지 자기 배를 채우기 위해 중국에서 몇 달간 A 양을 두 번이나 시집보내고 도망치기를 반복시켰으며, 이번에는 돈을 더 받기 위해 내몽골로 넘기려 했다”고 말했다.

지인을 통해 A 양이 처한 딱한 상황을 전해들은 이 탈북민은 곧바로 비용을 마련해 그를 브로커로부터 구출한 뒤 탈출시켰으며, A 양은 현재 한국에 들어와 새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민은 “같은 조선(북한) 여자가 인신매매를 당하는 게 너무 안타까웠고 아이가 너무 어리고 가여워 돈을 모아 브로커에게서 빼내 온 것”이라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나이에 상관없이 인신매매를 당하는 조선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얼마 전 20대 중반의 여성이 생활고에 돈벌이를 하러 중국으로 넘어가다 브로커한테 당했다”며 “중국에서 돈벌이를 시켜준다고 속이고는 중국 남성에게 팔아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신매매 피해를 겪는 대부분의 북한 여성들은 ‘탈북을 도와주겠다’, ‘돈벌이를 시켜주겠다’는 브로커의 속임수에 넘어가 변을 당한다고 한다. 북한 여성들의 몸값은 4~10만 위안(한화 약 650~16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나이가 어리고 거리가 멀수록 몸값이 높아진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는 “최근에는 내몽골에서도 조선 여자를 찾는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브로커 입장에서는 최대한 값을 많이 받기 위해 몸값이 배로 뛰는 중국 내륙지방 먼 곳으로 조선 여자들을 넘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 당국의 국경 감시 강화로 도강(渡江)을 시도하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북한 여성들의 몸값이 더욱 높아져 인신매매로 돈을 챙기려는 브로커들이 소위 ‘건수’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인신매매 경험이 있는 한 탈북민은 본보에 “조선 여자들 대부분이 (인신매매를 당해) 중국 남자에게 팔려갈 것을 각오하고 탈북을 한다”면서 “내가 팔려간 곳에도 10여 명의 조선 여성들이 있었는데, 모두 중국 남자들이 돈을 주고 사온 사람들이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에는 중국 내에 있는 탈북 여성들이 중국 메신저인 위쳇(WeChat)으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여성들을 돕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