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 데려다 학대해 숨지게 한 北주민, 공개재판서 무기징역

지난 6월 초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어느 산 모습. /사진=데일리NK 소식통

함경남도에서 꽃제비(부랑아)들을 데려다 무자비하게 일을 시키고 학대해 여러 명을 숨지게 한 주민이 지난달 초 열린 공개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지난 10월 초 허천군 허천읍의 시장가에서 공개재판이 벌어졌다”며 “대상이 된 60대 주민은 길에 떠도는 꽃제비들에게 숙식을 제공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집으로 데려와 고용·학대했는데, 그 과정에 꽃제비 여러 명이 죽은 사실이 드러나 그와 그의 가족 모두가 법적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재판에 넘겨진 60대 주민 A 씨는 3년 전 군(郡) 과수농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있으면서 여러 비행을 저질러 해임된 인물로, 그는 해임된 뒤 농장 관리위원회와 사업해 과수원 과일나무 아래 땅에 콩, 팥 등의 작물을 기르는 개인 농사를 해왔다.

그러나 워낙 땅의 면적이 넓어 가족까지 동원해도 관리가 어려웠고, 이에 A 씨는 단천에서 떠도는 꽃제비들에게 ‘숙식을 제공해주겠다’며 데려와 농사일을 시켰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주민은 꽃제비들에게 하루 한 끼를 밥도 아닌 죽으로 먹이고 일을 시켰는데 일을 제대로 안 하면 채찍으로 때렸고 심지어 꽃제비들이 달아날까 가족끼리 번갈아 감독하면서 학대했다고 한다”며 “실제로 그는 예심에서 2년 동안 5명의 꽃제비가 죽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데려온 꽃제비가 사망하면 아무도 모르게 시신을 산에 가져다 묻고, 그렇게 노동력이 모자라면 또 다시 꽃제비를 데려오는 식으로 무려 2년간 만행을 저질러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러한 만행은 허천군에 사는 한 주민이 집을 나가 석 달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찾던 중에 아들이 A 씨에게 붙들려 강제노동과 학대를 당해온 사실을 알게 되면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아들이 A 씨와 그 가족에게 피해를 입은 사실과 더불어 여러 명의 꽃제비들이 학대를 당해 사망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주민이 곧장 군 보안서에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는 전언이다.

한편, A 씨의 가족들 역시 공개재판을 토해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