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유훈을 버려야 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사망 7주기 즈음하여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일 사망 7주기를 맞이한 오늘, 김정은 위원장은 금수산 궁전을 찾아 참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은 지난 7년 세월 장군님의 사상과 노선, 장군님식 혁명원칙을 고수하고 유훈을 관철하기 위해 견결히 투쟁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전당이 위대한 장군님의 혁명전사로서의 의리와 본분을 지켜 한 치의 드팀도 없이, 한 걸음의 양보도 없이 장군님의 구상과 염원을 끝까지 실현하기 위해 억세게 싸워나가자”고 호소했습니다.

김정은이 강조한 김정일의 유훈과 구상이란 무엇일까요?

노동신문은 16일,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인민이 자주적 근위병으로 되느냐, 아니면 제국주의 식민지 노예가 되느냐 하는 운명의 갈림길에 놓여 있던 지난 세기 90년대에 우리 공화국을 불패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었다. 장군님의 선군령도가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제국주의자들의 기를 꺾어놓고 주체의 사회주의와 세계의 평화를 수호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김정일의 유훈과 구상이란 핵개발을 중심으로 한 선군정치로 우리식 사회주의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김정일 사망 7주기를 맞이한 오늘, 우리는 2천5백만 북한 주민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인민의 입장에서 김정일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정일은 선군정치로 세계 평화와 주체의 사회주의를 수호한 것이 아니라, 핵무기를 개발해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사회주의에 실패해 수백만 인민을 굶겨 죽인 독재자입니다.

1990년대, 나라 밖에서는 소련을 비롯한 전 세계 사회주의 나라들이 연이어 무너졌습니다. 나라 안에서는 배급제도, 무상의료, 국가계획 등 사회주의 제도들이 급격하게 무너졌습니다. 이 시기 소련과 중국, 동유럽 사회주의 대부분의 나라는 개혁과 개방을 통해 인민을 살리는 길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고, 수백만 인민을 굶겨 죽이는 길을 선택합니다.

개혁개방을 선택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독재정권은 권력을 잃었지만, 인민은 굶주림에서 벗어나 자유와 민주주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김정일도 인민을 살릴 수 있는 길은 개혁개방뿐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만,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경우, 자신의 권력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김정일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수백만 인민을 굶겨 죽이는 길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김정일은 수십 년간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나라를 무너트려 우리식 사회주의, 다시 말해 수령독재체제를 만들겠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의 처참한 실패로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국제 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정권만이라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핵을 만들어 국제사회를 위협함으로써 수령독재정권을 방어하는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인민이 살 길은 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민을 억누르고, 핵으로 세계 인민을 위협하는 것은 자멸의 길입니다. 김정일의 유훈과 단절하고 개혁과 개방, 그리고 핵폐기로 나아가는 것이 인민의 자유와 풍요,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