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JSA 귀순’ 열흘만에 “조국 등지면 즉시 사살” 지시

북한 김정은이 최근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북중 국경연선을 철통같이 지켜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조국을 등지고 탈출하는 자들을 발견하면 즉시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달 13일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병사 사건 이후 내려진 조치로, 군인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동시에 유사 사건 발생 가능성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이 지난달 23일 국경경비사령부에 내린 지시를 통해 판문점으로 귀순한 병사에 대해 지적하면서 “이제는 최전연(前緣)이 따로 없다. 국경지역 자체가 최전방이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한국이 아닌 중국과의 국경을 지키는) 국경경비대 군인들도 높은 혁명적 경각성을 가지고 국경연선을 철옹성 같이 지켜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JSA 귀순 병사 사건을 발생 10일 만에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전파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동안 국경경비대가 외부 소식을 비교적 빨리 접해왔다는 측면에서 차라리 조기에 알려 경각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 매체는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공식적으로 전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당국은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이달 1일 동기훈련에 들어가는 날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조국을 등지고 가는 자들을 즉시 사살할 데 대하여’라는 포치(지시)를 내렸다는 것.

예전에는 두만강 및 압록강 절반을 넘어서면 중국 영토이기 때문에 쉽사리 사격을 못했지만, 이번 김정은 지시로 중국 쪽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사격하라는 새로운 규정이 생겼다고 한다. 

다만 직접 군인들이 총격을 가할지는 미지수다. 김정은은 포상으로 ‘노동당 입당’을 내걸었는데, 최근 당증이 ‘X값’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이에 마음이 동하는 군인들은 쉽지 찾아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모부(장성택)와 이복형(김정남)까지 처형하는 무지막지한 김정은식(式) 공포정치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은 크다. 최고사령관 명령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할시 총살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김정은이 군인에게 탈북을 시도하려는 전우(군인) 및 자국민(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김정은은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대우를 잘 해줄 데 대한 지시도 하달했다. 이에 특별히 달라진 건 없고 최근 잠복근무시간에 박하사탕을 보장해 주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