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탄생90돌 장군님 회령에 모시자”

▲ 중국에서 바라본 회령의 모습 ⓒ데일리NK

함경북도 회령시는 올해 김정숙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장군님(김정일)을 회령에 모시자’는 구호를 내걸고 김정일의 회령 방문을 준비하는 각종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령은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고향. 그러나 이른바 성분이 좋지 않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식량난 시기 이후 중국 등 외부세계의 정보가 가장 많이 유입되고 이곳을 거쳐 탈북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김정일이 ‘어머니의 고향 회령을 (충성도 높게)깨끗이 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도 있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27일 “김정일의 회령 방문을 대비해 4월부터 회령시 도시건설대와 함경북도 각지에서 올라온 노동자로로 구성된 돌격대가 아파트를 신축하고 도로를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1917∼1949년)의 90번 째 생일이다. 북한에서는 꺾어지는 해(5, 10년 주기)를 매우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올해 김정숙의 생일(12월 24일)에 김정일의 방문에 대한 기대가 아주 높다고 한다.

김정일은 유년시절에 사망한 생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형상화 한 모자이크 벽화가 회령시 대덕리와 풍산리에 건립된 바 있다.

5월 초에는 신임 김영일 총리가 회령을 방문했다. 당시 김 총리는 기차에 한국산 유리 1빵통(기차 1량), 시멘트 3빵통을 싣고 와서 회령시 인민위원회에 전달하고, ‘회령은 김정숙 어머니의 고향인 만큼 온 도시를 깨끗하고 모범적으로 꾸리라’는 지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북한 당국은 ‘김정숙 어머님의 생신 90돌을 맞아 회령시를 깨끗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여기서 언급한 ‘깨끗이 하라’는 지시는 청결의 의미가 아닌, 비법 월경과 체제 문란행위를 근절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소식통은 “회령 주민들은 ‘장군님 모시기 사업’을 위해 1가구당 벽돌 25장씩을 당국에 바쳤다”면서 “회령시내 철로 주변에 새로운 아파트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령시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건설사업은 회령시 당위원회에서 주도하고 있지만, 도당이나 상급 단위에서 구체적인 방침을 내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올해 12월 24일에 맞춰 김정일이 회령을 방문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김정일 모시기’ 건설 사업 와중에도 간부급과 상류층은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회령시 건설 지휘부에 북한돈 150∼200만원(700 달러 정도)을 선금으로 내야 하고, 시당위원회에도 따로 뇌물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선금을 내고 뇌물을 바쳐야 로얄층(북한에서 로얄층은 2∼4층. 1층은 도둑이 많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5층 이상은 걸어서 오르기 힘들기 때문)을 골라서 입주할 권리가 주어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