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시 평성, 상품 유통 중심지로 급부상”

▲북한의 과학도시 평성의 중심시가지

평안남도 도 소재지인 평성이 최근 들어 과학연구도시에서 중국 수입상품 유통의 중심지로 탈바꿈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성시는 1960년대 후반 북한 당국이 과학연구단지조성을 위해 만든 인구 약 30만의 과학연구도시다.

평성시에는 자연과학원을 비롯하여 25개의 과학연구소가 밀집해 있다. 또 평성이과대학과 같은 우수한 이공계과학자 양성기관이 있다. 평성은 남쪽으로 평양시 순안구역, 삼석구역, 용성구역과 인접해 있는 평양의 외곽도시이기도 하다.

중국 단둥(延吉)에 나와 있는 북한 무역업자 박찬주(가명) 씨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평성시의 변화에 대해 집중 소개했다.

박 씨는 현재 평양 명진무역회사 지도원으로 중국에서 각종 생필품을 북한으로 수입하고 있다.

박 씨는 “지금 신의주 쪽을 통해서 들어오는 중국산 상품은 대부분 평성을 통해 각 지역으로 판매된다. 함흥, 원산을 비롯한 동해지구는 물론 사리원, 해주, 남포의 장사꾼(상인)들도 주로 평성에 와서 물건을 받아간다”고 말했다.

박 씨는 평성이 물류중심 도시로 성장한 배경에 대해 “신의주 쪽에서 들어오는 중국산 생필품들이 동해안과 남부지역의 도시들로 직접 공급 되려면 운반비가 배가 든다. 평성을 경유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지역과도 가깝고 남부지역과도 인접해 이곳에 창고를 만들어 중개하려는 도매업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 평양이 바로 옆에 있고, 고가의 상품들은 다른 지역보다 생활수준이 높은 평양시민들이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수도 평양에서 평성까지는 자동차와 기차로 한시간이면 도착 할 수 있다. 장사꾼들과 일반 주민들이 평양에 들어가려면 승인번호가 있는 여행증명서(특별통행증)가 있어야 되지만 평성은 북한주민들 누구나가 일반증명서만 있어도 쉽게 갈 수 있다. 요즘은 공민증만 있으면 일부 특정지역(평양과 국경연선)을 제외하고는 다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또 “장사 때문에 평성에 거주하여 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이게 다 평성이 도소매 중심으로 변하면서 생긴 일이다. 몇 년 전만해도 별로 힘들지 않게 평성에 거주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몇 천 달러는 주어야 거주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평성시가 유통의 중심지로 변하면서 지방의 대도시들에서 평성까지 운행하는 써비버스(장거리 운행 버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친척방문 차 단둥(丹東)에 나온 신의주 주민 김정훈(가명) 씨는 “돈 있는 개인들이 중국산 중고버스를 구입하여 해당 시 여객운수사업소에 등록을 하고 이윤의 일부를 바치는 방식으로 운행을 한다”면서 “신의주에서 함남 단천까지 3일 걸린다. 버스로 평성에 가서 다시 평성에서 원산까지, 원산에서 단천까지 쭉 버스를 타고 갔는데 3일 만에 갔다”고 말했다.

현재 평성에서 각 지역으로 가는 버스는 평성-신의주, 평성-원산, 평성-사리원, 평성-남포, 평성-해주 노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