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대 출신 30대 가장, 생활고 비관 집에 불질러 자살 시도”

소식통 “아내와 아이는 다른 가족이 구출…식량난에 가족불화로 심적 고통 커진 듯”

2019년 3월 함경북도 온성군 살림집 븍한군 초소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지역 살림집과 북한군 초소(기사 내용과는 무관) /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생활고를 비난한 30대 가장이 집에 불을 질러 가족을 살해하고 본인은 자살을 시도했다가 본인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5일 알려왔다.

집에 불이나자 인근에 살던 가족의 도움으로 다행히 아내와 아들은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일 김정숙군 상대리에서 가족 살해 및 자살 시도 사건을 전하며 일부 농장 세대 및 영세 계층의 생활 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평안도에서 상대리로 이주한 지 1년 정도 된 가장이 집과 자기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는데, 집에서 불길이 치솟자 인근에 살던 아내의 아버지가 달려와 딸과 아이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한 30대 후반의 가장은 20대 후반까지 김정숙군 국경경비대에서 근무했다. 제대 후 평생 안면이 있던 김정숙군 상대리 적위대장의 딸과 결혼해 평안도 집으로 돌아갔다가, 생활이 어렵자 작년에 다시 상대리로 이주했다.

여기서도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해 결국 농장원으로 배치됐고, 생활은 좀처럼 피지 않아 장인의 도움으로 세 끼 밥을 겨우 먹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배급량 감소로 세끼 해결이 어렵고 아내와 불화까지 빚자 주변에 심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아내와 아들은 약간의 화상을 입었지만 상태가 괜찮다”면서 “가장의 자살로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것을 염려했지만 보안서에서 ‘정신병’으로 정리해 큰 문제는 겪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북한의 알곡생산 감소로 농장원들이 보릿고개를 걱정하는 와중에 발생해 주민들 사이에 식량난 우려를 키우는 소재가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