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가전제품 구매 열풍에 맞춰 北 장사꾼이 취한 조치는?

북한 당국이 매매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국산(産) 가전제품을 찾는 주민들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신조어가 등장했고, 한국산을 중국산으로 둔갑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평안남도) 평성과 (함경남도) 함흥, (함경북도) 청진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에서 TV와 노트컴(노트북)을 비롯해 남조선(한국) 상품을 찾는 주민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판매자와 구매자들 사이에는 시장 단속원의 눈을 피하려고 자기들만의 신조어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들은 시장에서 ‘삼성’을 중국식 발음이 섞인 ‘쑹’으로, LG는 ‘쥐’라는 약칭으로 부르고 있다”면서 “이런 표현은 한국 제품명을 말하지 않는 효과와 함께 세련감을 준다는 이유로 대다수 돈주(신흥부유층)들이 애칭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7차 당(黨) 대회 참가자들에게 판형(LED)TV를 선물로 주면서 품질과 브랜드에 관심을 두는 주민들이 증가했다. 특히 태양광판을 구매해 전자제품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제품 구매 욕구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대학생은 물론 일반 초·고급 중학생들(우리의 중·고등학교) 속에서 노트컴 구매 열풍이 불고 있고, 여기서 한국산은 부의 상징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산 제품은 가격이 눅은(저렴한) 대신 잔고장이 많은 반면 삼성, LG는 품질보증이 확실하다는 점이 아이들에게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시장에 나온 노트북은 대다수가 중국산 중고제품이고 1대당 가격은 제작년도에 따라 북한 돈 20~3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산은 함부로 내놓지 못하고 은밀히 팔고 있는데 중국산의 2, 3배 가격을 줘도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한국산을 사고 싶지만 단속도 피하고 싶은 주민들을 위해 한국산 상표에 중국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하는 행태도 등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중국산 공산품들은 대부분은 (당국이) 통제하는 품목이 아니라는 점을 노린 것”이라면서 “여기도 고객들이 원하면 무엇이든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자본주의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