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철산 앞바다 조업권 中어선에 팔아”

▲ 붉은 원 안에 줄로 이어진 지역 중 북한 쪽이 평남도 철산, 중국 쪽이 동강이다. (지도=CIA 팩트북)

북한 당국이 꽃게잡이철인 5∼7월 사이 평안북도 철산군 앞바다의 조업허가권을 중국 어선에 저가에 팔아 넘겼다고 5일 북한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측으로부터 조업허가권을 사들인 중국측 수산업자는 랴오닝성 동강에 거주하는 쑹라오류, 따핑, 시아오륭즈 등 중대형 수산업자들이라고 동강 현지 관계자가 확인했다.

중국 어선들이 북한 당국의 조업 허가를 받아 경쟁적으로 철산 앞바다에 진출하면서 이 지역 선주들과 어민들이 조업량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최근 인민군 수산기지 양식장이 있는 철산 앞 인근 바다를 제외한 철산-동강(중국) 앞바다의 조업권이 중국 업자들에게 팔렸다”며 “수십명의 중국인 수산업자들이 허가권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조업허가를 내준 담당기관은 철산군 수산사업소가 아닌 이 지역 해안 경계를 책임지고 있는 64전대라는 소식이 있다”고 밝혔다.

압록강 하류에 위치한 중국 랴오닝(遼寧)성 동강(뚱항.東港)은 비단섬 맞은편에 있는 소도시이다.

그는 조업허가권 가격에 대해 “쪽배의 경우 중국 화폐로 하루 1천 위안이고, 100톤 이상을 산적할 수 있는 큰 배의 경우 7천 위안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허가권 대금 이외에도 협상과정에서 북한쪽에 많은 돈이 건네졌다는 소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측 어선의 싹쓸이로 인해 매년 이맘때 쯤 동강 소포구에 정박해 있는 북한 측 수산업 밀수선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로 소형 어선을 이용해 수산물 밀수를 해왔던 북한측 밀수업자들이 풍랑이 세고 기름이 많이 드는 먼 바다에까지 나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측 어업 종사자들은 중국의 어선들이 조업하는 해역에 접근할 수 없어 먼 바다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

소식통은 또 “중국 측 배들이 자신들의 조업권 해역에서 몰래 조업을 하던 북한 측 배들을 덮쳐 물건을 빼앗고, 사람들을 구타하는 등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는 연근해 어장 축소와 휴어기간 동안 소득저하로 자국 어업인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북한 수역 진출을 조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해상 조업권 이외에도 광산 채굴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중국의 북한 자원 개발 직접 투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해 2005년 무산광산에 70억 위안을 투자하는 대신 50년간 채굴권을 획득해 연간 1천만t의 철광석을 가져가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 북한 최대의 구리광산으로 꼽히는 양강도 혜산청년동광은 중국민영기업과의 합자개발 계획으로 의해 지분의 51%가 중국 측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