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요도시 주민용 간장·된장 공급 재개”

▲함경북도 청진 기초식품공장의 설비

김일성 사망 후 북한이 처음으로 각 도(道) 소재지에서 기초식품공장 가동에 들어갔으며 이에 따라 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장과 된장 공급이 시작됐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내부 소식통은 28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각 도에 소재한 기초식품공장들이 올해 10월 달부터 생산을 시작해 매달 세대별로 된장 1kg, 간장 1kg씩 공급되고 있다”며 “이정도 공급량은 1990년대 수령님(김일성)이 살아계실 때와 같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함경북도 청진시 기초식품 공장에서도 10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매달에 한 번씩 세대 당 된장 1kg, 간장 1kg씩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1993년부터 각 시·군별 ‘식료공장’들의 이름을 ‘기초식품 공장’으로 바꾸고 건물들을 리모델링하는 한편 간장·된장 생산 설비의 현대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1994년 김일성의 사망에 잇따른 ‘경제난’으로 식량을 주원료로 하는 기초식품 공장들은 모두 가동이 중단돼 왔다.

따라서 북한의 기초식품 공장의 재가동은 올해 북한의 농업생산량과 식량사정에 대해 북한당국이 일종의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외부원조로 들어오는 메주콩과 완두콩으로 군대와 돌격대(건설부대), 혹은 평양시에 공급할 된장과 간장을 가끔씩 생산을 했지만, 이렇게 전국적으로 일반 주민들에게 공급을 재개한 것은 수령님(김일성) 서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가가 이렇게 인민경제에 신경을 쓸 수 있는 것은 올해 농사가 잘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강도 뿐 아니라 함흥시, 평성시를 비롯한 도 소재지들에 있는 기초식품 공장들이 다 가동을 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이제부터는 된장과 간장 공급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혜산 기초식품 공장에서는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원료로 콩과 밀을 다 합쳐 매일 22톤씩 공급된다”며 “그렇게 생산하면 혜산시 주민들에게 매달에 된장과 간장을 각각 1kg씩 정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혜산 기초식품공장의 된장 발효탱크 저장능력은 총 60톤이지만 현재는 식량사정을 감안, 매일 22톤의 원료가 들어오기 때문에 생산설비의 일부만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의 국정가격에 따르면 된장 1kg에 150원, 간장 1kg은 80원이다.

소식통은 “기초식품공장에서 생산된 된장이 장마당에서도 대대적으로 팔리고 있는데 장마당 가격으로는 1kg에 300원이다”며 “개인들이 만든 고추장은 1kg에 900원씩 장마당에서 팔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 19일을 전후에 전국적으로 진행된 인민반별 강연회에서 ‘국가의 량정 규률을 철저히 지키고 군량미를 최우선적으로 보장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주민교양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기초식품공장이 가동된 지 1달도 못돼 일부 공장의 지배인과 간부들이 된장원료를 횡령한 사건이 발생해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교양을 진행했다”며 “다만, 아직은 도 소재지에 있는 기초식품공장들만 돌아가기 때문에 군(郡)이나 농촌에 있는 주민들은 간장, 된장을 공급받지 못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