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 출신 마약 은닉 ‘1호행사’ 참석…김정일 불참 소동”

지난해 6월 18일 김정일 당(黨)사업 개시 44주년을 맞아 개최된 ‘경축보고대회’에 김정일이 불참했던 이유가 군(軍) 장성 출신 외화벌이회사 사장의 마약소지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한 대북소식통은 1일 최근 탈북한 북한 보위사령부 간부 출신 탈북자의 증언을 인용, “지난 해 6월 경축보고대회에 참석했던 금수합작무역총회사 김성훈 사장이 마약을 소지한 것이 들통나 김정일의 행사 참석이 취소되고 김원홍 보위사령관이 직접 수사에 나서는 등 당시 행사장에서는 큰 소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경축보고대회는 김정일이 등장할 것으로 예정된 ‘1호 행사’로서 보위사령부 요원들이 투입돼 행사장에 들어가는 참석자들의 소지품을 일괄 수거해 따로 보관했다.

김 사장 역시 담배와 라이터를 보위사령부 요원들에게 맡기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보위사령부 요원 중 한명이 몰래 김 사장의 담배 한 개비를 훔쳐 피다가 그 자리에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 중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김정일의 행사 참석은 긴급히 취소됐고 행사장은 소란스러워 졌다. 김원홍 보위사령관이 직접 진상을 조사한 결과 보위사령부 요원이 피운 담배에는 북한에서 ‘얼음’으로 통하는 마약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사장을 체포한 보위사령부는 그가 평소 중국으로 밀수출 하던 마약 담배를 상습적으로 흡입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뿐만 아니라 그가 중국 밀수용으로 제작된 마약 담배를 북한 군 장성, 당 고위 간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에게 정기적으로 뇌물과 마약 담배를 상납했던 것도 확인했다.

김 사장은 대남 공작원을 양성하고 침투작전을 수행하는 ‘대남연락소’ 출신 장성으로 수차례 남한에 침투한 경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사장으로 있던 금수합작무역총회사는 인민무력부 산하 ‘100호 회사’와 더불어 북한 군부 내 최대 외화벌이 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김 사장은 마약 밀수출로 얻은 막대한 수익을 김정일에 대한 ‘충성자금’으로 바치는 한편, 군·당 고위간부들에게 뇌물로 사용해 상당한 실권을 휘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홍 보위사령관은 이 사건에 연류 된 고위간부가 너무 많아 심각한 정치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이유로, 김정일에게는 ‘개인 마약 범죄’로 보고하며 사건을 무마했다고 대북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