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제강 사망으로 장성택 독주시대 열려

북한 권력 내에서도 핵심 중추기관으로 꼽혀온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핵심 간부인 이제강 제1부부장이 2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조선중앙방송은 2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인 리제강 동지가 교통사고를 당해 2일 0시45분 80살을 일기로 서거했다”면서 “리제강 동지는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하고 강성대국 건설의 요구에 맞게 당조직들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백방으로 높이기 위해 온갖 정열을 다바쳤다”고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 이날 낮 보도에 따르면 그는 김정일의 제963군부대 예술선전대 공연 관람 수행인원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 부대 공연을 다녀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가 김정일이 주관한 술자리에 참석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북한 당, 군, 정, 기타 사회조직 간부들의 인사와 조직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부장은 공석으로 김정일이 직접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북한 공식 권력 순위가 아닌 권력 파워면에서는 사실상 김정일 다음이 이제강과 장성택이었다.


이 제1부부장은 이 가운데 노동당과 군 총정치국, 사법기관 인사를 담당해오다 장성택 복귀 이후 노동당 조직 관리에 치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1부부장 사망 이후 후임이 누구로 정해질지도 관심이다. 후임이 따로 임명되지 않고 장성택이 권한을 흡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과거 장성택이 제1부부장에서 해임됐을 때 이제강이 그 권한을 인수한 바 있다.


그는 후계자로 유력한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의 어머니인 고영희 생존 시절부터 그녀의 자식을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희 사망 이후에도 김정일과 후계자 문제를 직접 상의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방위 권한 강화와 장성택 복귀라는 악재를 맞으면서 사실상 그 권한이 축소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정은 후견인 역할도 장성택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장성택은 국방위원회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서 장성택과 파워게임을 벌여 일시적으로 그를 철직시키기까지 하며 승승장구했던 이제강 라인은 구심점을 잃고 지리멸렬 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장성택은 그 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권력의 1인자가 병약한 상태이고, 넘버 2를 두고 경쟁해온 이제강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 제1부부장은 1973년 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공직에 입문, 1982년 조직지도부 부부장 겸 김정일 서기실 서기로 발탁됐고 2001년부터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직을 수행했다.


이 제1부부장의 사위인 차철마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소속 외화벌이 사업을 독점해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는 소문도 나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