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쌀값 750원 돌파…1000원 지지선 붕괴?

북한 북부지역(양강도, 함경남북도) 쌀값이 750원대를 돌파했다. 북한 쌀값이 7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근 4개월 만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혜산 장마당에서 조선(북한)산 쌀값이 750원을 기록했다”면서 “양강도 혜산, 위연, 춘동 지역 쌀값은 모두 이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청진시는 이달 5일경 쌀값이 700원대를 기록했다. 이런 상승세라면 7월 말 경이나 8월 초에 1000원대에 육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화폐개혁 직후 1㎏당 20원대였던 쌀값은 올해 3월 중순 1000원대까지 올랐지만, 4월 초에는 500원대로 떨어졌다.
 
소식통은 쌀값 상승 원인을 환율상승에서 찾고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지난달까지 110원(1위안) 수준에서 계속 상승해 최근에 150원까지 상승했다. 북한 환율은 쌀값과 달리 한 번 상승하면 내려가지 않는 속성이 있어 당국의 식량가격 안정 조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양강도 혜산은 장사꾼들이 2주 1회 중국에 가 물건을 사올 수 있을 정도로 교역이 어느 지역보다 자유로운 곳이다. 그러나 이 지역 쌀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는 쌀 유입량이 기대에 못미친 반면 환율 상승폭은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이후 소란해진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가격 강제 인하조치와 군량미 방출 등을 통해 쌀값 잡기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일시적 안정화가 다시 환율 상승으로 인해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북한은 44년 만에 당대표자회를 열고 김정은을 추대하기 위해 여러 경제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식량가격은 상승 일로에 있어 당국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혜산 장마당은 최근 김매기철 때문에 오후 3시에 열어 7시에 닫는다. 물건 가격이나 외화 사용 단속은 찾아보기 어렵다. 거래는 그만큼 자유롭다. 그러나 화폐개혁 이후 빈곤해진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 때문에 식량 거래 이외에 다른 공업(산)품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