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회통제 강화…전 간부 대상 ‘150일 전투日誌’ 지시

북한 노동당은 ‘2012 강성대국건설’ 목표에 따라 각급 간부들에게 ‘150일 전투일지’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지난 5월 2일 ‘150일 전투일지’를 만들데 대한 당중앙위원회(노동당중앙위) 지시문이 각급 당조직들과 근로단체 조직들에 내려왔다”면서 “간부들은 ‘150일 전투일지’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라고 말했다.

‘전투일지’에는 아침 출근 시간부터 퇴근때 까지 시간대별로 작업 수행량과 사상동향, 사생활 관련 결함까지 세밀하게 기록되며, 앞으로 모든 간부들과 당원들, 그리고 입당 대상자들에 대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침을 전달받은 간부들은 “이젠 아예 드러내 놓고 감시기록부까지 만드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 당국은 지난 4월 20일 노동당 내부 문건을 통해 사회 모든 분야에서 ‘150일 전투’를 벌릴 데 대한 지시문을 하달한 데 이어 산하 당 세포조직들에게는 ‘150일 전투’를 지지하는 결의모임을 갖고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도록 지시했다.

북한은 과거 ‘70일 전투’(60년대 말)나 ‘100일 전투’(70년대)와 같은 시한부 대중혁신운동 당시에도 ‘충성의 전투 기록장’과 같은 일지들을 만들어 노동자들의 경쟁심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번 노동당 지시로 내려온 ‘150일 전투일지’는 이전에 만들었던 ‘충성의 전투기록장’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전투일지란 한마디로 모든 사람들의 매일, 매 시각 행동까지 다 기록하는 ‘감시기록장’”이라며 “기업소들마다 ‘전투일지’를 만들고 조직별로도 ‘전투일지’를 만들게 되면 모든 사람들을 2중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장 노동자의 경우 작업반마다 작성하는 ‘전투일지’에 개별적 행동이 기록되는 동시에 자기가 속한 조직(노동당, 직맹, 청년동맹 등)들에서 별도로 작성하는 ‘전투일지’에 또 기록이 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전투일지’와 관련해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로 지방당 간부들과 공장기업소 간부들을 꼽았다.

그는 “간부들의 경우에는 ‘150일 전투일지’ 말고도 별도로 ‘150일 전투계획서’까지 만들어야 한다”면서 “간부들은 ‘150일 전투일지’에 기록된데 따라 승진할 수도 있고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간부들마다 ‘150일 전투’기간 동안 자신이 어떤 일들을 하겠다는 ‘계획서’를 상급조직에 제출하고 그에 근거한 일일 사업실적을 따로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당 간부들과 공장 기업소 간부들은 대부분 생산단위가 ‘개점휴업’ 상황이라 계획서 작성부터 난관에 봉착해 있다.

소식통은 “생산을 하자고 해도 전기도 없고 자재도 없는데 무작정 일을 하라고 간부들을 내 몰고 있으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돌아온다”면서 “요새는 일거리가 없는 공장 간부들이 ‘사회적인 동원과제라도 달라’고 위에 손을 내민다”고 설명했다.

지방당과 공장 간부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자들을 살림집 건설과 도로 건설, 철길보수, 농촌동원과 같은 집단동원을 조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 공장의 생산이 아닌 기타 작업들은 모두 ‘사회적 동원’에 속하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배급이나 보수도 없는 실정이다.

소식통은 “‘사회적인 동원’의 경우 점심식사도 개인들이 자체로 해결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은 2중, 3중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0년대는 모든 공장, 기업소들이 정상 운영됐고, 배급도 꼭꼭 주었지만 지금은 지방 공장들이 다 멎어있고 배급조차도 없다”면서 “간부들도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무슨 일을 하란 말인가?’고 한숨만 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50일 전투’를 한다면서 벌써부터 무직자들을 잡아들이고 시장을 통제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처럼 하다가는 큰 혼란이 일어날 것 같다”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간부들이 노동자들을 사회적인 동원에 내몰면서 벌써부터 사람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