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다시 “南과 할 말 없다”…한미훈련 끝난 뒤에도 대남 공세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

북한이 26일 “남조선(한국) 당국자들과는 마주 앉을 수 없다”며 또다시 남북 대화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끝난 뒤에도 북한은 여전히 우리 군 당국의 F-35A 전투기 도입 등을 비난하면서 대남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상호존중, 대화? 뻔뻔스러운 넋두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통일부의 논평을 언급, “최근 우리의 정당한 주장에 넋을 잃은 남조선 당국이 구구하게 늘어놓고 있는 변명들”이라며 “낯가죽이 얼마만큼 두껍길래 이런 뻔뻔스러운 넋두리질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매체는 최근의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한국군의 신무기 도입을 거론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늘어놓는 ‘상호존중’과 ‘대화’ 타령은 조선반도(한반도) 긴장 격화의 책임을 모면하고 저들의 배신적이며 이중적인 행태를 정당화해보려는 비열한 속내의 발로 외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대화를 어렵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횡설수설하는데 전쟁연습은 전쟁연습이고 대화는 대화라는 논리 아닌 ‘논리’,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식의 사고는 동에 닿지도 않는 궤변이며 천박하기 그지없는 발상”이라며 “전쟁과 대화는 양립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대화를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때가 되면 저절로 대화국면이 열릴 것이라는 타산 밑에 제 볼장을 다 봐도 무방하리라고 여기면서 외세와 야합한 반공화국 대결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행해온 남조선 당국 자신”이라며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초보적인 신의조차 저버리고 대화 상대방을 괴멸시키기 위해 광분하는 남조선당국자들과는 더이상 할 말도, 마주 앉을 수도 없으며 그래봤댔자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재차 대화 거부 의사를 표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밝힌 입장의 연장선으로, 앞서 16일 조평통 대변인 담화는 막말에 가까운 언사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북한은 전날(25일)에도 매체를 통해 “남조선 호전광들이 북침 전쟁 수행능력을 높이는 데 더욱 끈질기게 매달리고 있다”면서 대남 비난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자멸을 부르는 분별없는 망동’이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이 극히 도발적인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고 ‘F-35A’ 스텔스 전투기를 계속 끌어들이고 있는 것은 북남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한 또 하나의 엄중한 유린인 동시에 우리와 한사코 무력으로 대결하려는 공공연한 선언”이라며 “이것은 평화수호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한 용납 못 할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과 외부로부터의 공격형 무기반입이 그치지 않는 한 북남사이의 불신과 대립을 해소할 수 없고 평화와 안정도 실현할 수 없다”면서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푼수 없이 설쳐댄다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김정은_초대형방사포
북한 노동신문이 26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종료 이후에도 지속해서 대남 비난에 나서며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한국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 전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연이은 대남 비난에도 직접적인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남북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판문점 공동선언과 평양공동선언 등 남북 간 정상 간의 공동선언은 철저히 이행해나간다는 입장”이라며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대화가 필요하고, 또 상호 간에 이견이 있다면 대화 자리에 나와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대화 진전이 상호 선순환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며 “인내심을 가지고 여건이 되면 남북 간에 회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