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와병속 전국에 ‘검열대’ 투입

김정일 와병설에 이어 일부에선 사망설까지 나돌고 있는 가운데 북한 전역에 또다시 검열이 시작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한 북한 양강도 내부 소식통은 “중앙당 검열대가 들어 왔고 검열을 시작했다”면서 “아직은 검열 시작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별로 큰 사건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신의주에 중앙당 검열대가 들어 왔다”며 “일반 주민들에 대한 검열이 아니라 당 내부 검열과 조직 점검을 한다는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장성택의 신의주 검열총화 이후 북한에서는 이렇다 할 검열들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8월에 들어서면서 국방위원회 검열을 비롯한 각종 검열들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실제적인 검열은 없었다.

8월 초까지 북한은 김정일의 특별 지시로 ‘퇴비 만들기’ 동원을 비롯해 올림픽기간 국경경비 단속, 농작물을 훔치는 주민들에 대한 엄벌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각종 방침들이 줄지어 하달됐다.

그러나 9월 들어 바쁜 농사철임에도 불구 농사는 물론, 정치와 관련해 그 어떤 김정일의 지시문도 내려지지 않았다. 대신 9월 말 경에 인민보안성(경찰)을 통한 내부 통제 강화 지시가 떨어져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김정일 와병설을 부채질 하는 격이 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들어 갑자기 전국적인 범위에서 중앙당 검열을 시작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에서 중앙당 검열의 경우 검열의 폭과 인원동원 등의 문제로 인해 순차적으로 각 도(道)들을 돌면서 검열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앙당 검열은 물론 국방위원회 검열, 보위사령부 검열, 비사그루빠(비사회주의 검열그룹)검열, 보위부 검열, 중앙 검찰소 검열 등이 그런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번 검열의 경우 양강도와 평안북도, 함경북도에서 모두 중앙당 검열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고 국경지역들에서만 벌어지는 검열이 아닌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중앙당 검열이 진행된다는 소식들이 더해지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들은 검열이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특이 정황이 포착되지 않고 있고, 많은 주민들은 중앙당 검열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검열이 시작될 때마다 인민반이 들썩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끌려 다니며 조사를 받던 과거 상황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강도 소식통은 “검열을 하기는 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별다른 기색은 없다”며 “이번 검열은 당 내부 검열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번 검열은 당 내부 검열이고 개별적 간부들의 부정축재를 들추어내는 검열이 아니기 때문에 당 간부들도 크게 긴장하지 않는다”며 “당 규율 문제와 당 조직을 재정비 하는 형식의 검열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김정일 와병설과 관련해 “장군님이 앓고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요새 텔레비전에 모습을 비치곤 하니 이젠 건강이 회복돼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사람들은 알고 있다”며 “위(북한 당국)에서 통제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지금은 장군님이 앓는다거나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 내부정세와 관련, “신문이랑 텔레비전에서 말들이 많지만 늘 들어오던 소리여서 크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없다”며 “정세가 복잡하다기 보다는 장군님이 앓는다고 해도 사람들이 무감각해져 간부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며칠 전 보안원(경찰)들과 술을 마셨는데 그 사람들이 ‘장군님이 앓는다는데도 근심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면서 ‘이 사회가 정말 어떻게 되겠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며 “수령님(김일성)이 서거하셨을 땐 모든 사람들이 다 통곡했는데 이제 그런 일(김정일이 죽으면)이 있으면 울 사람들이 있겠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도 중앙당 검열도 요새 정세 때문에 전국을 감시하는 의미에서 실시하는 게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차라리 검열로 사람들을 들볶는 것보다 먹고 사는 문제를 안정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